호주 이어 캐나다도 깜짝 금리 인상…연준, 긴축 ‘일시중지’ 대신 ‘건너뛰기’ 하나

입력 2023-06-08 16:40 수정 2023-06-0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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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중앙은행, 금리 0.25%p 인상…22년 만에 최고치
인플레 억제 위해 행동 나서
연준 ‘피벗’ 기대에 찬물
6월 동결, 정책 방향 의논 시간 더 벌려는 의도 평가
“경제적 관점서 말 안돼” 비판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3월 22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3월 22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깜짝 기준금리 인상 소식이 잇달아 전해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주 초 호주에 이어 캐나다 중앙은행도 이날 0.25%포인트(p)의 ‘깜짝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두 중앙은행 다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들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예상 밖 금리 인상에 나섰다.

특히 캐나다 중앙은행은 올해 3월 주요 선진국 가운데 최초로 긴축 사이클을 끝내고 금리를 동결했지만 석 달 만에 다시 금리 인상으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캐나다의 기준금리는 22년 만에 최고치인 4.75%가 됐다. 캐나다는 과열된 경제와 고질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다음 달에도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유턴에 연준이 긴축을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가 더 커졌다. 미국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13~14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전날 거의 80% 수준에서 이날 장중 60%대까지 급락했다. 연준이 금리를 0.25%p 올릴 가능성은 장중 30%대까지 올랐다.

만약 연준이 이달 금리 인상을 중단하더라도 이는 일회성일 확률이 높다. 통화정책 방향의 선회를 뜻하는 피벗(pivot)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은 연준이 이번 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긴축의 ‘일시 정지’가 아닌 ‘건너뛰기’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는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일시 정지는 향후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반면, 건너뛰기는 현시점에서 계속 동결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를 분명히 한다.

‘건너뛰기’는 연준 당국자들이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 의논할 시간을 더 벌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이는 시장에 긴축 사이클이 끝났다는 잘못된 신호를 주지 않기 위함이기도 하다.

연준이 다음 주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 인상을 건너뛰었다가 한 달 뒤 다시 긴축에 나선다면, 미국 현대 역사상 가장 짧은 ‘금리 인상 주기 중단’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연준은 1987년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 취임 이후 단 한 번의 통화정책 회의를 위해 금리 인상 주기를 멈춰 세운 적은 없다.

다만 연준의 이러한 ‘건너뛰기’ 전략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다이나믹이코노믹스트래티지의 존 실비아 창립자는 “연준의 전략이 정책 결정 전략으로서 장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동의하지만, 경제적 관점에서는 거의 말이 되지 않는다”며 “인플레이션 수치는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으며 경제는 불황에 빠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은 신뢰성 문제”라며 “연준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로 잡았지만, 실제로 2%를 추구하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올랐다. 다음 주 발표되는 5월 CPI가 이달 FOMC는 물론 연준의 이후 행보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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