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탐구생활] '이노시안'으로 빠르게 녹아든 40년 현대차맨

입력 2023-06-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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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중시 이용우 이노션 대표

임직원 개개인에 직접 취임 인사문자 전송
묵묵히 성과낸 직원 사무실로 초대ㆍ격려

▲1983년 현대정공(현대모비스)으로 입사한 이용우 대표는 현대차 주요 해외사업과 제네시스 부사장 등을 거친, 대표적인 현대차맨이다. 2020년부터는 게열 종합광고회사인 이노션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편견'을 걷어내며 직원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GV80 론칭에 나선 이용우 당시 부사장의 모습.  (사진제공=제네시스)
▲1983년 현대정공(현대모비스)으로 입사한 이용우 대표는 현대차 주요 해외사업과 제네시스 부사장 등을 거친, 대표적인 현대차맨이다. 2020년부터는 게열 종합광고회사인 이노션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편견'을 걷어내며 직원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GV80 론칭에 나선 이용우 당시 부사장의 모습. (사진제공=제네시스)

이노션 직원들은 스스로를 ‘이노시안(이노션 사람)’이라고 부른다. 이름 속에는 조직에 대한 자부심과 광고인이라는 프라이드가 뚜렷하게 담겨 있다. 자부심이 차고 넘치다 보니 여느 광고회사처럼 배타적 조직문화도 곳곳에 스며있다.

2020년 8월 이용우 대표가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사업부장(부사장)에서 이노션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길 무렵, 현대차와 이노션 관계자 모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내비쳤다.

이 대표는 1983년 현대정공(현대모비스) 입사를 시작으로 40년 가까이 조직문화가 뚜렷한 현대모비스와 현대차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가 개방적 조직 문화가 뚜렷한 이노션을 어떤 방향으로 끌어갈지에 대한 의문도 쏟아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양측의 걱정은 기우였고, 그룹의 인사는 성공적이었다. 이 대표는 자리를 옮기자마자 이노션 사장이 아니라 단박에 '이노시안' 속으로 스며들었다.

배경에는 빠르게 이노시안과 합류하기 위해 권위를 내 던지고 직원들 앞으로 성큼 다가선 이 대표의 의지가 서려 있다.

무엇보다 그에게 중요한 이력 하나가 존재한다. 미국 현지경력이 많았던 이 대표는 2015년 초대 이노션 미주지역본부장을 맡았다. 이노션에 대한 이해도가 그룹 사장단 가운데 가장 깊었다는 뜻이다.

그렇게 대표이사로 취임한 직후 그의 '이노션에 스며들기'는 계속됐다. 임직원 개개인 모두에게 취임 인사 문자를 직접 보낸 게 결정적이었다. 단순하게 받는 사람의 이름만 바꿔 넣는 게 아닌, 직원 이름을 하나하나 적어가며 해당 부서와 직무의 특성까지 거론했다. 공통적으로 "회사의 성장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덧붙였다.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전체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이른바 ‘먼데이 노트’인데 이 대표의 대표적인 소통 사례로 꼽힌다.

이 대표는 변화를 주제로 용기를 북돋고 어떤 행사에 대한 소회를 밝히는 등 딱딱하지 않은 내용을 메일로 전했다. 고객사와 소비자의 소통을 책임지는 만큼, 먼저 회사 내부의 커뮤니케이션(소통)을 더욱 활성화하려는 취지였다.

대표이사 사무실이 누구에게나 언제나 열려 있음도 강조했다. 이런 열린 행보는 '소통의 리더십'으로 평가 받았고, 재계에서는 화제가 됐다. 물론 모든 이노시안도 편견을 걷어내며 그를 반겼다.

직접 집무실로 직원들을 초대하기도 한다.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성과를 내거나 묵묵히 고생하는 직원들을 사무실로 초대해 격려하는 ‘해피 이노타임’이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성과를 칭찬하는 한편 어려운 점은 없는지, 필요한 지원이 있는지 등을 꼼꼼하게 물어보기도 한다. 나아가 관련 부서에 지시해 최대한 직원들이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이노션은 해마다 '사내 바자회'를 연다. 직원들이 쓰지 않는 물건을 바자에 내놓는 것. 수익금은 전액 소아암 어린이를 돕는 데 쓰인다. 사진 촬영이 취미인 이 대표도 취임 이듬해 아끼고 아꼈던 DSLR 카메라를 성큼 행사에 내놓기도 했다.

올해 이노션은 창립 18주년을 맞았다. 창립기념일에 나선 그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노션은 지난 18년간 많은 도전과 어려움을 극복하며 쉼 없이 성장을 거듭해 왔다"며 "우리는 항상 더 나은 것을 추구하였고 변화와 혁신을 주저하지 않았다”고 직원을 격려했다.

여전히 할 일이 많고, 이노시안들이 갈 곳이 넘쳐나고 있음도 강조했다. 창립 18주년은 그들에게 열여덟 청춘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 대표는 오늘도 자연스레 한 명의 '이노시안'이 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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