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안정은 언제쯤?…전셋값 올라도 아파트 쏠림·역전세 우려에 ‘안갯속’

입력 2023-06-1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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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시장이 꿈틀대고 있지만, 역전세난 우려가 지속하면서 시장 불안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파트 전셋값은 상승세를 기록 중이지만, 빌라(연립·다세대 주택) 등 비아파트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또 전세금 미반환 우려에 정부는 전세금 반환 목적에 한정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완화까지 예고했지만, 금융권을 중심으로 역전세난 경고가 이어지는 등 안갯속 전망이 이어진다.

11일 아파트실거래가 통계 분석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물건은 최근 1달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11일 전세 물건은 3만9972건에서 이날 3만5453건으로 11.4%(4519건) 줄었다.

전세 물건이 빠르게 줄면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도 감지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일 기준 주간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은 지난주 0.03% 올라 지난주(0.05%)에 이어 3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 안에서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중심으로 반등세가 수 주째 이어지면서 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었다. 지난주 기준 강남구는 0.21%, 송파구는 0.22% 올랐다.

송파구 B공인중개사 사무실 관계자는 “4월과 5월 매수세가 상당히 많았다”며 “매맷값도 그렇고 전셋값도 올해 초까지 약세였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적어도 강남지역에선 매매와 전세 모두 떨어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월세 선호가 이어지다 최근 전세로 되돌아오는 수요가 늘었고, 전셋값도 저점을 지나면서 안정화 단계로 본다”고 말했다.

여기에 전세금반환대출 DSR 규제 완화도 다음 달 시행이 예고됐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8일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전세금 반환과 관련해서 대출 규제를 완화해주려고 한다”며 “늦어도 7월 중에는 시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동안 집주인의 전세금 미반환 우려로 전세 수요가 줄었던 만큼 이번 규제 완화는 전세시장 반등을 이어갈 계기가 될 전망이다.

다만 최근 전세시장 정상화 조짐에도 역전세난 우려는 가시지 않는 모양새다. 부동산 전문가는 물론, 한국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에선 연일 ‘역전세 경보’를 울리고 있다.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전세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전세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한국은행은 ‘6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잔존 전세 계약 중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지난해 1월 25.9%(51만7000가구)에서 올해 4월 52.4%(102만6000가구)로 늘었다”고 진단했다. 또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역전세 현황분석’에서 “앞으로 9개월 이상 역전세 사례가 이어질 것”이라며 “하반기 입주 물량 등으로 전셋값이 상승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여전히 아파트 전셋값 약세가 계속되는 상황도 역전세 우려에 기름을 붓는다. 또 서울에선 비아파트 전셋값 내림세가 이어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KB부동산이 집계한 지난달 연립 전세가격지수는 서울 기준 99.98로 기준선인 100 이하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101.1)보다 낮은 수준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전세 수요는 여전히 침체 중이고, 남은 전세 수요는 아파트로 몰리는 상황”이라며 “전세시장의 대세 상승으로 판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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