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화보다 증시에 더욱 반응하는 장세 흐름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날 조정 장세를 마치고 재차 하락으로 방향을 틀 전망이다.
뉴욕증시는 전날(6일 현지시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가운데 테스트 결과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금융주가 안도 랠리를 펼친 영향과 고용지표의 예상밖 호조세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특히, 자본확충이 필요한 은행들이 테스트 결과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으나 추가 공적자금 투입이 필요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당초 예상했던 것 만큼 두려운 수준은 아닐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대두됐다.
ADP 고용보고서는 지난 4월 미국의 민간고용 감소폭이 예상보다 적었다고 발표하면서 경기후퇴(recession) 종료에 대한 기대감도 되살렸다.
뉴욕증시 반등 소식에 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역시 글로벌 주요국 통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이 7일(현지시간) 열리는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장중 유로대비 강세를 나타냈으나 뉴욕 증시가 랠리를 펼치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퇴색되자 약세로 돌아섰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 선물환 환율도 뉴욕증시 상승 영향으로 1267.50원으로 거래를 마감,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1.15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전날 현물환 종가보다 8.35원 내린 셈이다.
이에 개장전부터 환율 하락 출발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국내 외화 수급 여건이 개선되면서 외환보유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소식도 달러화 하락을 더욱 부채질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4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4월 외환보유액은 전월대비 61억4000만 달러가 늘어난 2124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대내외적으로 환율 하락 압력이 높은 상황에서 전날 소폭의 조정 장세를 마감하고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1200원 초반까지도 낙폭을 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확인됐듯이 환율이 단기 급락세를 연출하면 일부 시장참가자들이 틈틈히 저가 매수에 나서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과도한 낙폭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시중은행권 딜러는 "원화값 강세 기조가 시장에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로 파악되고 있다"면서도 "환율이 1200원대 초반까지 낙폭을 확대하기에는 최근 급락세가 기술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환율 하락 재료가 시장 전반을 지배하고 있지만 달러화 저가 매수 세력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면서도 "최근 서울환시 흐름이 글로벌 달러화보다 글로벌 증시에 더욱 화답하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국내증시를 포함한 아시아증시가 이날도 랠리를 이어간다면 환율은 연저점을 경신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지난달 외환보유고 발표를 통해 국내 외화유동성이 상당히 개선됐음을 재차 확인했다"며 "역외도 이같은 내용을 인지한 만큼 숏 마인드를 유지한 채 장세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