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실거주 폐지보다 재초환 먼저”…서울 재건축 단지발 집값 견인 이어지나

입력 2023-06-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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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서울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부담금 완화안(재초환 개정안)과 실거주 의무 폐지안이 국회에 발목잡히면서 부동산 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국회는 우선 재초환 개정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계속되는 만큼, 집값 상승세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12일 본지 취재 결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5일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을 논의한다. 이날 소위에선 재초환 개정안 이외에도 1기 신도시 재건축 속도를 높일 ‘노후신도시 재생 지원에 관한 법률안’ 등이 함께 협의 테이블에 오른다. 하지만 여야간 이견이 큰 '실거주의무 폐지' 관련 논의는 일단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재초환 개정안은 초과이익 환수 면제 기준을 기존 3000만 원에서 최대 1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0년 이상 장기 보유한 조합원에 대해선 재초환 부담금을 최대 50%까지 감면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재초환 개정안은 지난 4월 이후 꾸준히 논의가 진행 중이다. 여야 합의 전망도 실거주 의무 폐지안보다 밝다. 국회 회의록에 따르면, 4월 첫 논의 때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장기보유자에 대한 감면이 10년만 돼 있는데, 20년 이상은 더 파격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김민철 민주당 의원 역시 “(보유 기간) 20년, 30년 거주하신 분에 대한 (혜택을) 보완할 생각이 있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정책 법안인 실거주 의무 폐지안(주택법 개정안)은 지난달 말 한 차례 논의했지만, 여야 간 의견 차이가 커 협의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에 이달 법안소위에는 아예 논의 대상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초환 개정안은 여야 간 논의가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만큼 실거주 의무 폐지안보다 먼저 통과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다만 여당은 통과 전망에 대해 말을 아꼈다. 국회 국토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 논의 등은) 마지막까지 간사단 사이에 협의가 진행돼야 하고, 지금으로선 통과 여부 등을 확실히 말하기 어려운 단계”라고 했다.

재초환 개정안을 포함한 재건축 규제 완화 법안 논의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한 재건축 단지 집값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강남구 은마 등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가 집계한 서울 강남구 재건축 단지 매매가격변동률은 지난달 19일 보합(0.0%) 전환한 뒤 하락 반전 없이 이달 9일까지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송파구는 지난달 26일 0.05% 상승에 이어 이달 2일 0.02%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허가구역 내 수요 억제로 인해 거래제한이 불가피한 상황임에도 강남과 송파구는 집값이 빠르게 회복 중”이라며 “특히 강남구 대치동 등 재건축 추진 기대감이 높은 구축단지가 상승 거래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재초환 개정안 완화가 단기간 내 이뤄지더라도 토지거래허가제 등의 규제와 고금리 기조가 이어져 큰 폭의 반등은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재초환 규제 완화 기대감에 일부 투자수요 유입이 늘겠지만, 강남 3구는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갭투자 수요 등은 여전히 제한된다”며 “여기에 최근 급매물도 줄고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거래량도 평년 수준 이하를 밑돌아 금리 인하 등의 변수가 없는 한 큰 폭의 거래 수요 유입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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