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할 수 없는 손해 예방” vs “심각한 비위”…한상혁 면직 집행정지 소송 시작

입력 2023-06-1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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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혁 전 방통위원장, 면직 처분 집행정지 심문
한 “점수조작 관여 사실 없어…면직 처분 잘못된 것”
대통령 측 “조작 몰랐다면 위원장 업무 자체 안한 것”
늦어도 23일 결정…후임 방통위원장 먼저 임명될 듯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 측 소송대리인 이명재 변호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조성준 기자 tiatio@)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 측 소송대리인 이명재 변호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조성준 기자 tiatio@)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재승인 심사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한상혁 전 방통통신위원회 위원장의 면직 처분 집행정지 소송이 시작됐다. 한 전 위원장 측은 “면직 처분 집행정지는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중요한 사안”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윤석열 대통령 측은 “방통위는 핵심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돼야 하는데 TV조선 재승인 심사 조작은 심각한 비위”라며 맞서고 있다.

1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에서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상대로 낸 면직 처분 집행정지 신청의 심문이 진행됐다. 이날 법정에는 한 위원장이 불참한 가운데 대리인인 법무법인 정세 이명재·변호사와 윤 대통령 소송 대리인 법무법인 바른 김용하·이원근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한 위원장은 이달 1일 면직 처분 집행정지 소송과 면직 처분 취소 소송을 동시에 냈다. 본안 소송인 면직 취소 소송은 아직 기일이 정해지지 않았다.

한 전 위원장 측은 면직 처분 집행정지 소송 결과에 따라 복직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오는 7월 말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남은 50여일 기간동안 업무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다.

한 전 위원장 측은 “면직 처분을 받게 된 사안 자체가 방통위원장이 불법행위를 한 것이 아닌, 재승인 점수를 조작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공소장에 나와있는 것처럼 점수조작에 관여한 사실이 없으며 기본적으로 면직처분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면직 처분은 공소제기 자체가 문제가 있고 위법에 해당한다”며 “방송은 언론의 자유라고 하는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만큼 쉽게 면직시키는 처분이 용인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윤 대통령 대리인은 “(점수 조작 흔적이 있는데) 보고받지 못했고 몰랐다면 위원장 업무 자체를 하지않은 것”이라며 “방통위 직원들이 자기네들끼리 심사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면직 처분 집행정지 판결을 내리게 되면 한 전 위원장은 임기 만료 전까지 복직이 가능하다. 재판부는 신청인의 추가 의견을 오는 16일까지 서면으로 받은 뒤 피신청인의 의견을 20일까지 받는다. 이후 오는 23일까지 결정을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대통령실에서 후임 방통위원장을 임명하게 되면 재판 결과와 관계없이 한 전 위원장의 복귀는 어려워질 전망이다. 현재 대통령실에서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를 차기 방통위원장으로 선임하는 것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되고 있는 자녀의 학폭 의혹에 대해 충분히 해명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정확한 임명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오는 15일 전후를 유력한 시기로 보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의 면직 처분 집행정지 결과와 무관하게 강행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임명과 재판 결과가 맞물릴 수는 있겠지만, 인선 과정에서 그런 부분을 고려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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