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금융위기로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였지만 국내 기업들의 수출 결제통화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 달러화가 기축통화로서 신뢰성과 안정성을 가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 가운데 미국 달러화로 결제된 비중은 81.6%였다.
우리나라의 수출 결제통화에서 미국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 85.0%에서 꾸준히 하락해 2005년에는 79.1%로 80% 아래로 내려왔다. 이후 2006년 79.6%, 2007년 77.2% 등 하락세를 보여왔다.
유로화의 경우 지속적으로 비중이 확대돼 2002년 5.5%에 불과하던 비중이 계속 상승, 2007년에는 9.6%로 10%선에 근접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7.6%로 감소했다.
일본 엔화도 수출결제통화 비중이 5%대에서 정체돼 있으며 지난해 4.7%로 다소 점유율이 하락하는 추세다.
이런 현상은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국제 거래에서 달러 이외의 통화 결제를 늘리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등 국제 기축통화로 미국 달러화의 위치가 점차 약화되는 상황과는 다른 흐름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2002년부터 점차 비중이 감소하던 미 달러화 수요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다시 커졌다"며 "기업들이 안전자산으로 달러화를 여전히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수출 결제통화에서 원화의 비중은 2002년 0.4%에서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나 지난해 0.8%로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