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마켓’ 속 다시 달리는 미국 기술주…테슬라 역대 최장 상승·애플 사상 최고치

입력 2023-06-1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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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1년 5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 경신…시총 3조 달러 눈앞
테슬라, 12 거래일 연속 올라…역대 최장 랠리 기록
오라클도 사상 최고…엘리슨, 게이츠 제치고 세계 4위 부자
‘챗GPT’ 수혜주 엔비디아 랠리 재개…시총 1조 달러 근접

미국 빅테크 주가가 최근 강세장 속에서 파죽지세로 치솟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경기침체 우려 완화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 인상 일시 중단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빅테크 주식에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다. 경기 악화 우려와 은행권 불안에 따른 신용 경색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흐름에서 벗어나 역대 최장기 랠리·사상 최고치 등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빅테크 선두기업 애플은 주가가 전일 대비 1.56% 오른 183.79달러로 약 1년 5개월 만에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깨면서 역사적인 시가총액 3조 달러(약 3820조 원) 고지에 바짝 다가섰다. 시총 역시 2조8900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애플 주식은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선호되는 종목이며, 올해 초 은행 위기 속에서도 안전한 투자처로 여겨져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웨인 코프먼 피닉스파이낸셜서비스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사람들이 안심할 수 있는 로드맵과 엄청난 현금 유동성을 갖춘 기업”이라며 “장기적인 가격 상승을 보장해준다고 믿기 때문에 주가 등락과 관계없이 투자자들이 마음 놓고 보유하는 종목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는 12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2010년 6월 나스닥 상장 이후 역대 최장 랠리 기록을 세웠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2.22% 상승한 249.83달러였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적용, 제너럴모터스(GM)와의 슈퍼차저 제휴, 새 차종 사이버트럭에 거는 기대 등 계속되는 호재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테슬라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102.82%에 달했다.

클라우드 업체 오라클 주가도 5.99% 상승한 116.4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오라클은 인공지능(AI) 광풍 혜택을 보고 있다. 지난주 AI 스타트업 코히어에 대한 2억7000만 달러 규모 자금 공모에 참가했는데 울프리서치는 이날 AI에 대한 오라클의 투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로 상향했다.

오라클은 이날 장 마감 이후 예상을 웃도는 실적도 내놓았다. 올해 3~5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138억3700만 달러로 시장 전망인 137억4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1.67달러로 애널리스트 예상치 1.58달러를 뛰어넘었다.

주가 상승에 힘입어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를 제치고 세계 4위 부자가 됐다. 블룸버그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엘리슨 회장의 자산은 이날 1298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게이츠(1291억 달러)를 뛰어넘었다. 엘리슨 회장의 순자산은 대부분 오라클 주식으로 구성됐으며, 올해 들어 380억 달러 가까이 증가했다. 블룸버그는 “엘리슨 회장이 게이츠 창업자를 뛰어넘은 것도, 5위를 넘어선 것도 처음”이라고 전했다.

챗GPT를 필두로 한 생성형 AI의 최대 수혜주인 엔비디아도 랠리를 재개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1.84% 상승한 394.82달러에 마감했다. 시총은 9752억 달러에 달하면서 1조 달러에 다시 근접했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말 반도체 기업 중 최초로 장중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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