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청년도약계좌 기본금리 4.5%로 통일…"당국 압박 통했다"

입력 2023-06-14 17:04 수정 2023-06-1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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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기본금리 3.5%서 4.5%로…기업은행에 맞춰
최대 6%…은행권 ‘역마진’ 호소에 당국 한발 물러났나
실질 금리 수준은 4~5%대, ‘5년간 5000만 원’은 힘들어
은행권 불만은 여전 “우대금리는 미래 고객확보 경쟁력”

(자료=은행연합회)
(자료=은행연합회)

청년도약계좌 최고 금리가 연 6.0%로 최종 책정됐다. 청년도약계좌는 만19~34세 청년이 매달 70만 원을 납입하면 정부가 기여금을 최대 월 2만4000원 지급해 5년 뒤 최대 5000만 원의 자산 형성을 목표로 하는 정책금융상품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은행)은 1차 공시한 평균 기본금리 3.5%보다 1%포인트(p)높은 4.5%로 올렸다.

소득조건(총급여 2400만 원 이하·종합소득 1600만 원 이하·사업소득 1600만 원 이하)에 따른 우대금리는 0.5%p로 동일했다. 은행별 우대금리는 최대 2%p에서 1%p대로 낮아졌다. “기본금리는 올리고, 우대금리 수준은 낮춰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에 결국 은행권이 고개 숙인 모양새다.

1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1개 취급은행의 청년도약계좌의 최고 금리가 6%로 확정됐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기본금리를 기존 3.5%에서 기업은행 수준인 4.5%로 올렸다. 대구·부산·경남은행의 기본금리는 기존 3.5%에서 4.0%로, 광주·전북은행은 3.5%에서 3.8%로 상향 조정했다.

우대금리는 낮아졌다. 5대 은행은 금리 1차 공시 당시 모두 2%p의 우대금리를 내놨지만, 이날 1%p로 우대금리를 책정했다. 기업은행은 우대금리를 1.5%p에서 1%p로 낮춰 5대 은행과 맞췄다. 대구·부산은행은 1.8%p에서 1.5%p로, 경남은행은 2%p에서 1.5%p로 낮췄다. 광주은행은 1.7%p를 유지했고, 전북은행만 우대금리가 1.5%p에서 1.7%p로 높아졌다.

앞서 이달 8일 1차로 금리 수준을 공시한 후,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롭고 기본금리가 낮아 사실상 ‘5년간 5000만 원 목돈 만들기’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금융위원회는 최종 금리 발표를 이틀 미루고 사실상 은행권 압박에 들어갔다. 금융당국은 12일 열린 간담회에서 취급 은행 관계자들과 만나 기본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를 낮추도록 협력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금리가 확정된 지금도 여전히 ‘5년간 5000만 원’의 자산 형성은 힘들다는 점이다. 은행별 우대금리를 제외한 실질적인 금리는 1차 공시 때(4~5%)와 비슷한 4.3~5.0% 수준이다. 윤석열 정부가 공언한 '5년 뒤 5000만 원 목돈 마련'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은행이 5년간 연 6.1%의 금리를 제공해야 한다.

당국의 주문대로 은행별 기본금리가 높아지고, 우대금리 비중은 낮아지면서 청년들이 실제로 얻게 될 금리 메리트는 1차 공시 때보다 높아졌다. 특히 우대금리 조건 중에서도 논란이 됐던 ‘카드 실적’에 할당되는 시중은행 우대금리 수준이 낮아졌다. NH농협은행은 0.5%p에서 0.2%p로, 신한은행은 0.5%p에서 0.3%p, 우리은행은 1%p에서 0.5%p로, 하나은행은 0.6%p에서 0.2%p로 낮아졌다.

은행권의 불만은 계속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높은 금리로 손실을 감당하는 대신, 미래 고객 확보 수단으로 사용하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0.1%p 우대 정도로는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힘들어 0.5%p 수준으로 우대금리 세부 항목을 정한 것인데 우대금리(수준이나 조건)를 지적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하락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3년 고정금리로 정해진 이상 은행 입장에서 역마진에 따른 손실을 감당해야 할 수밖에 없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은행권이 감당하기 힘든 부분은 정부가 채워주겠다는 식의 과감한 지원책 발표가 있어야 은행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읍소했다.

은행권에서 당국에 요구한 ‘가입자 수 상한’ 설정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앞서 은행권은 금융당국에 기본금리를 높이는 대신 가입자가 일정 기준에 이르면 상품 판매를 종료할 수 있도록 가입자 수의 상한선을 설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5일 가입 신청 개시 이후에 실제로 어떤 은행에 (가입자가) 쏠리는지 등을 파악하고 난 뒤에 논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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