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7일 800조원에 달하는 부동자금이 증시와 부동산에 쏠리고 있어 시장에서 과잉유동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정부는 현 상황을 과잉유동성이라고 판단하고 있지 않으며 이를 환수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윤종원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정부가 이날 오전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7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현경제상황에 대해 진단하고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결과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윤 국장은 "전반적인 의견은 그간 경기 위축때문에 자금을 정부가 많이 풀었는데 일부 자금이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 시장으로 흘러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정상적인 수준에서 벗어나있는지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가 잘 돌아간다면 정부가 유동성을 회수하겠지만, 현재 경기 상황이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시장에서 과잉 유동성을 거론하는 것이지만 정부는 과잉 유동성이라고 보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유동성 환수에 대해서 검토하지 않고 있으며 현시점에서는 단기자금 등 시중 흐름자금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 강화가 우선이라고 본다"며 "경기회복세가 뚜렷한지, 실물부문에서의 자금경색이 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지에 대한 판단에 따라 앞으로의 정책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비상대책회의에선 한국개발연구원(KDI),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금융센터 등 전문 연구기관들과 논의가 있었다. 윤 국장에 따르면 연구기관들은 여전히 현재 경제상황이 침체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윤 국장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kDI는 "급락세는 진정돼있지만 여전히 침체 국면이다. 일부 실물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현재 재정 확대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경기 호전 조짐이 나타나지만 추세적인 경기전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대외여건의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한 국제 공조를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고 "금융연구원은 "금융시장 여건이 전체적으로 많이 개선됐지만,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