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 줍고 방범창 설치’…여름 폭우 대비 총력전 펼치는 서울 자치구

입력 2023-06-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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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엘니뇨 발달로 폭우 예상
자치구별 반지하 주택 대상 정비
빗물받이·맨홀·방범창 등 점검 강화

▲ 지난해 내린 폭우로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침수 피해를 본 상인들이 집기 등을 정리하고 있다. (이투데이 DB)
▲ 지난해 내린 폭우로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침수 피해를 본 상인들이 집기 등을 정리하고 있다. (이투데이 DB)

올해 여름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서울 자치구들이 폭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 여름에는 적도 부근의 수온이 올라가는 엘니뇨의 발달이 예상되는 가운데 평년보다 덥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8월에는 115년 만에 서울 강남 일대에서 시간당 최고 14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바 있다. 특히 반지하 주택에 살던 일가족이 탈출하지 못하는 등 안타까운 인명사고도 잇따랐다. 이에 따라 각 자치구는 폭우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

강북구는 본격적인 우기 전 반지하주택 총 1만5549가구를 대상으로 실측조사를 했다. 조사는 위험도에 따라 4단계로 나눠 진행됐다. 먼저 지난해 중증장애인 거주 가구 29호(1단계) 노인 및 아동 거주가구 30호(2단계)를 조사했다. 올해는 과거 침수 이력이 있는 반지하 주택 가구 448호(3단계)와 1·2·3단계를 제외한 나머지 반지하주택 가구 1만5042호(4단계)를 점검했다.

구는 재해 이력, 지형 등을 분석해 침수 위험도를 4단계로 분류하고, 침수 위험도가 높은 ‘매우’ 등급을 대상으로 개폐식 방범창을 설치한다. 설치 대상은 1~2단계 대상 중 11가구, 3단계 조사 중 19가구이며, 4단계 대상 1294가구 중 실측 조사해 설치 동의서를 받은 후 대상을 확정해 다음 달까지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강북구 관계자는 “반지하주택의 고정식 방범창을 개폐식 방범창으로 교체하면 내부 침수, 화재 등의 상황에서 대피 및 구조가 용이하다”고 말했다.

▲ 서울 관악구가 전 직원 및 주민과 함께 빗물받이 청소에 나섰다.  (자료 제공 = 관악구)
▲ 서울 관악구가 전 직원 및 주민과 함께 빗물받이 청소에 나섰다. (자료 제공 = 관악구)

관악구는 침수 피해 예방을 위해 1500명의 전 직원이 나서 주민과 함께 2만6117곳의 빗물받이를 정비했다. 구는 저지대와 침수취약지역에 하수시설 유지관리원, 빗물받이 전담 관리자를 운영해 연중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또 장마철에는 쓰레기가 자주 쌓이는 빗물받이를 대상으로 순찰, 점검, 불법 덮개 제거, 청소 등을 강화한다.

현재 구는 침수피해주택을 대상으로 개폐형 방범창과 물막이판 등 침수방지시설을 무료로 설치하고 있다. 침수방지시설 설치를 원하는 주민은 구 치수과 또는 주소지 동 주민센터로 신청하면 된다.

서초구는 각종 재해를 대비해 구청 CCTV 관제 시스템뿐만 아니라 동 주민센터서도 실시간 영상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는 구청 서초스마트허브센터 내 운영 중인 약 5000개의 CCTV 중에 해당 동의 CCTV를 볼 수 있도록 구가 동 주민센터에 권한을 부여하며, 신속한 현장 확인이 가능토록 했다. 또 구는 하수도 맨홀 추락방지시설을 지난해 1200개 설치했고, 올해 335개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하천 고립사고 예방부터 위험 수목 제거까지

▲ 서울 양천구 안양천에 설치된 진출입로 원격조정차단기. (자료 제공 = 양천구)
▲ 서울 양천구 안양천에 설치된 진출입로 원격조정차단기. (자료 제공 = 양천구)

양천구는 하천 내 고립사고 등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안양천에 ‘진출입로 원격조정차단기’ 29개소를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다. 그간 안양천 좌안 신정교~양화교 구간에 자동·수동차단기가 설치돼 있지만, 기습 폭우 시 관리 인력이 직접 현장에 출동해 개폐하는 시스템이어서 한계가 있었다.

아울러 구는 안양천 이용 구민들이 재해, 재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재해 예·경보 LED전광판’을 운영 중이다. 전광판은 안양천 신정교, 목동펌프장 토출구, 앙평교 앞 제방 및 자전거・보행자도로 총 3곳에 설치돼 있으며, 여름철 집중호우 기간에 날씨 예보와 위험 경보 문구를 표출한다.

마포구는 이달부터 관내 30세대 미만 주택 및 노유자시설 내에 있는 위험 수목의 정비 신청을 받는다. 구는 예기치 못한 기상 상황에서 키가 큰 나무나 죽은 나무가 쓰러지거나 가지가 떨어지는 사고로 주민의 인명과 재산 피해를 방지하고자 지난해부터 사업을 시행했다.

정비 지원대상은 건축법상 건축물의 용도가 주택, 노유자시설인 주민의 일상공간이며, 30세대 이상 공동주택, 대규모 사업체 부지, 공공기관 관리 지역 등은 제외된다.

마포구 관계자는 “강풍이나 폭우와 같은 기상이변이 잦고 여름철 태풍피해도 매년 발생하는 만큼 위험수목으로 인해 구민들이 인명, 재산 피해를 보지 않도록 구에서 추진하는 사업”이라며 “생활 주변의 작은 위험요소도 제 때에 정비하여 구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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