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폭 증가하고 있는데…내실 성장에 영향
유통업계에서 유료 멤버십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홈플러스가 무료 멤버십을 내놔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진 만큼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산이다. 다만 구독료 없이 혜택을 제공하면서 늘어나는 비용은 내실 성장을 이뤄야 하는 홈플러스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달부터 무료 멤버십 서비스 ‘홈플 원 등급제’를 시행했다. 대형마트, 익스프레스(SSM), 온라인 등 각각의 홈플러스 채널별로 운영하던 멤버십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하나의 채널에서 VIP+ 등급을 달성하면 홈플러스 전 채널에서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홈플 원 등급제는 총 4가지(VIP+, Gold+, Silver+, Family)로 구성됐다. 등급별 혜택에 온·오프라인 통합 할인 쿠폰을 추가로 제공하는데 VIP+의 경우 최대 12% 할인 등 쇼핑쿠폰 5종, 생일선물 혜택, 무료 주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등급 산정 기준도 기존 1개월이었던 실적 집계 기간을 2개월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혜택을 받는 고객은 멤버십 통합 이전 대비 약 2배 상승할 것이라는 게 홈플러스 측의 설명이다. 기존보다 강화된 혜택과 채널별 시너지로 충성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김민수 홈플러스 멤버십마케팅총괄은 “고객이라면 당연히 멤버십 혜택을 무료로 누려야 한다는 경영 철학에 기반해 ‘홈플 원 등급제’를 무료로 출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의 무료 멤버십 서비스 론칭은 최근 유통업체들의 움직임과 비교해 정반대의 행보다. 현재 유통업계에서는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유료 멤버십을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선보였다. 연 3만 원의 가입비를 내면 연회비 수준의 현금성 혜택 제공, 계열사별 5% 할인 등을 제공한다.
쿠팡은 월 4990원의 와우 멤버십을 운영 중이다. 로켓배송 상품을 무료로 배송해주고 새벽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시를 이용할 수 있다. 또 낮에 주문할 경우 새벽 도착 보장, 아침에 주문할 경우 당일 도착을 보장하는 데 멤버십 가입자 수는 지난해 기준 1100만 명을 넘어섰다. 전년 대비 22% 성장했다.
커머스 부분을 키우고 있는 네이버도 유료 멤버십인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내놨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회원 수는 약 800만 명이다. 이외에도 롯데면세점도 최근 2030세대를 대상으로 선착순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론칭했는데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에 반해 홈플러스는 이용료를 별도로 지불해야 하는 유료 멤버십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무료를 택했다. 당당치킨으로 외식비 부담 완화에 이바지 것처럼 올해는 무료 멤버십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고정 수입 없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만큼 무료 멤버십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 부담은 홈플러스의 실적에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현재 홈플러스는 내실 성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홈플러스의 매출액은 6조600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 소폭 신장했지만 260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영업손실액은 전년보다 두 배가량 증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멤버십은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해 고객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락인 효과를 가지고 있는데 무료로 운영할 경우 경쟁사 대비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