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의 첫 방중’ 블링컨, 미·중 외교 담판 지을까…바이든 “시진핑과 대화 원해”

입력 2023-06-1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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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 만남…미국 “충돌 방지” vs 중국 “압박 중단”
바이든 “시 주석, 정찰풍선 몰랐을 수도”
미·중 정상회담 성사여부 관심
APEC 초청 겸 회동 가능성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8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회담장을 향해 함께 걸어가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8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회담장을 향해 함께 걸어가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 고위급 관료와 잇달아 회담한다. 군사 충돌 직전까지 치달았던 양국 간 갈등이 외교적 타협점을 모색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베이징에 도착해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회담했다. 올해 2월 정찰풍선 갈등으로 블링컨 장관의 방중이 연기된 지 넉 달 만에 마침내 대면 회담이 성사된 것이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외교수장 및 최고위급 인사의 첫 방중이자, 2018년 마이크 폼페이오 이후 5년 만에 이뤄진 현직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이다.

블링컨 장관과 친강 외교부장은 댜오위타이 국빈관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악수하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한 뒤 바로 회담에 임했다. 회담에는 두 장관 이외에 미국에서는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세라 베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대만 담당 선임국장,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 대사 등이, 중국 측은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 화춘잉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 양타오 외교부 북미대양주사(司) 사장 등이 배석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틀간 중국 측과 양국 관계와 대만, 우크라이나 정세 등을 의논할 예정이다. 이날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회동한 데 이어 19일에는 중국 외교라인 일인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중앙 외사판공실 주임)과 만난다. 또한 19일에는 시진핑 국가주석과도 만날 가능성이 있다.

이번 방중의 주된 목적은 ‘충돌 방지’다. ‘신냉전’이라 불리는 양국 관계 악화 속에서 두 나라의 갈등이 무력 충돌로 번지지 않도록 ‘가드레일(안전장치)’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새롭게 제시한 대중국 전략인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과도 맞닿아 있다. 블링컨 장관 역시 이번 방중의 의미에 대해 “치열한 경쟁이 대립이나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외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이 가까스로 마주 앉았지만 양국 간 관심사와 견해차가 커 갈등 해소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미국은 충돌 방지를 위해 소통 채널을 구축할 것을 원하고 있지만, 중국은 미국의 디커플링(탈동조화) 시도와 대중국 압박을 중단해야 협력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역시 이번 블링컨 장관의 방중이 리스크 관리 차원일 뿐, 대중 정책을 전환한다는 것은 아니어서 양보는 어렵다. 양측이 기존 입장을 고수한다면 ‘강 대 강’ 구도가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통한 미·중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주요 관심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블링컨 장관의 방중과 관련한 물음에 “향후 수개월 내 시 주석과 다시 만나 양국 간 합법적 차이점과 서로 어떻게 잘 지낼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길 바란다”며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했다. 정찰풍선 사태에 대해서도 “중국 지도부가 풍선이 어디 있었는지, 무엇을 탑재하고 있었는지,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몰랐을 수 있다”고 언급해 풍선 문제가 미·중 대화를 방해하는 불씨가 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블링컨 장관이 이번에 시 주석을 예방하게 되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중국을 초청하는 것과 이를 계기로 한 양국 정상회담에 대한 기본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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