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이 삼성SDI를 대량 매수한 뒤 미래에셋증권이 매수추천 보고서를 낸 것을 놓고 금융감독원이 "그러지 않았을(차이니즈 월 위반) 것으로 믿는다"는 입장을 밝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본보 5월 6일 보도 '미래에셋, 대량 매수후 매수 추천 '오비이락(?)' 기사 참조)
이와 관련 지금껏 실질적인 감사 한 번 제대로 한 적도 없는 상황에 뒷짐지는 듯한 감독당국의 행태에 투자자들의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미래에셋 보고서 논란에 대해“자본시장법이 시작되면서 '차이니즈월(이해 상충 가능성이 큰 것으로 인정되는 금융투자업간 정보 교류를 차단하는 장치)'에 대한 내용이 금감원 시행령에 포함돼 있다"며 "내부통제 규제중 차이니즈월의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회사 내부적으로만이 아니라 계열사 간에도 철저히 지키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내부통제 규정을 지키지 않을 경우 인가 유지 조건에 저촉되기 때문에 철저히 지킬 것으로 믿는다”며“다만 이번 시행령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관계로 실질적으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한 적은 없지만 향후 정기 감사든, 수시 감사를 통해 철저히 감독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의 보고서 논란이 주식시장에서는 비단 이번만의 일이 아니다. 특히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 대차거래 지원을 위한 매도보고서 의혹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피해 의식마저 자리잡고 있다.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해당 증권사들은 "애널리스트의 독자 판단일 뿐 회사의 공식 견해는 아니다"고 해명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한 증권사 펀드매니저는 "과연 이러한 우연의 일치를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있는 투자자가 몇이나 되겠냐”고 반문한 뒤 “감독 기관이 차이니즈월에 대한 전면적인 감사가 제대로 이루어진 적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절묘한 타이밍의 목표주가 대폭 상향 리포트, 또는 대차거래 증가 후 매도 리포트 등이 우연의 일치라고 하더라도 리포트 내용 자체에 다소 문제가 있다면 이는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 증시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삼성SDI에서 조차 제대로 계획도 잡지 않은 것을 놓고 매수보고서를 낸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이의 차이니즈 월에 대한 의구심이 명확히 해소되기 전에는 투자자들의 불신은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법 통과로 인해 설사 인가 후에라도 차후 내부통제 시스템 미비시 감사에서 적발되면 인가 취소가 가능하도록 시행령이 변경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차이니즈월에 대한 감사를 한 번도 나간 적이 없는 상황에서 증권사 보고서를 신뢰하는 건전한 투자문화를 조성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금융당국은 귀 담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