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시진핑, 35분간 회동…“양국 관계 안정화 합의”

입력 2023-06-20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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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관리 위한 소통 필요성에 공감
대만·군 당국 핫라인 구축엔 이견
연내 미·중 정상회담 성사될 수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짧은 만남을 가졌다.

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과 시 주석은 전날 오후 양국 정부대표단 회동 형식으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35분간 회담했다. 두 사람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 관계 안정화에 합의를 이뤘다고 발표했다.

시간이 짧은 데다가 단독 대좌도 아니어서 의미 있는 대화가 이뤄지긴 어려웠지만, 극한으로 치달았던 양국 관계에 화해적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시 주석은 이번 만남에서 국가 간 교류는 항상 상호 존중과 성의에 기초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의 방문에 대해서는 “양국 관계 안정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 주석은 “중국은 미국의 이익을 존중하고 있다. 미국에 도전하거나, 미국을 대체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미국도 중국을 존중하고 중국의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훼손해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시 주석과 면담에 앞서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도 회담했다. 그는 “이들 회담이 솔직하고 건설적이었다”며 “구체적 문제에 대해 진전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방중에서 양측의 갈등이 무력 충돌로 번지지 않도록 ‘가드레일’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은 위험 관리를 위해 고위급 대화를 이어가고 소통 선을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대만 문제와 군 당국 간 소통 핫라인 개선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중국은 대만 문제와 통일에 대해 “타협하거나 양보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이 주도한 반도체 관련 수출 규제를 염두에 두고 중국에 대한 일방적인 제재를 해제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이 제안한 군 당국 간 소통 라인 구축에 대해서는 거절 의사를 나타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은 군사적 접촉을 재개에 대해 준비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시 주석과의 만남으로 중국의 대화 의지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평가다. 연내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9월 인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나 11월 미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계기로 한 만남이 예상된다.

블링컨 장관은 올해 2월 정찰 풍선 갈등으로 방중이 연기된 후 넉 달 만에 중국 베이징을 찾았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외교수장 및 최고위급 인사의 첫 방중이자, 2018년 마이크 폼페이오 이후 5년 만에 이뤄진 현직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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