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선점 속도 내는 K-배터리…자금조달 ‘총력’

입력 2023-06-2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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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출범 후 첫 회사채 발행
SK온, 1년 새 투자금 10조 원 조달
생산시설 확대 주력하는 업계
"북미서 주도권 선점할 것"

공격적으로 글로벌 생산시설을 늘리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계가 자금조달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배터리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투자 유치 환경도 우호적으로 변하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에서 독립한 이후 첫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전날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채의 발행 신고금액은 2년물 1000억 원, 3년물 2000억 원, 5년물 2000억 원 등 총 5000억 원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은 회사채 발행 규모 증액도 검토하고 있다. 22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증액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회사채 발행이 성공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의 회사채 수요예측이 흥행 못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며 “현재 배터리 산업은 다른 산업군에 비해 투자 측면에서 훨씬 매력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SK온도 잇따라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일각에선 SK온의 기업공개(IPO)가 차질을 빚은 데 이어 흑자전환이 늦어지며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왔다. 그러나 지난 1년간 누적 10조7700억 원의 자금을 유치하며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분위기다.

SK온은 이달 싱가포르계 신규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4억 달러(약 5300억 원)를 투자받았다. 지난해에는 모기업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2조 원을, 한투PE이스트브릿지컨소시엄으로부터 1조2400억 원 등을 유치했다. 북미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함께 짓는 현대자동차·기아에서도 2조 원을 빌리는 등 투자 기반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삼성SDI는 비교적 자금조달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모습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SDI의 부채비율은 75.7%로 LG에너지솔루션(213.0%), SK온(134.0%) 등 경쟁사와 비교하면 재무구조도 건전한 상황이다. 9월 돌아오는 22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도 현금으로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의 경우 현금성 자산 측면에서도 설비투자(CAPAX) 대비해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며 “회사채를 추가로 발행하지 않아도 가지고 있는 현금성 자산으로 투자금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업계가 투자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는 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북미를 중심으로 생산 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업계는 배터리 산업의 특성상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이익이 실현되는 데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생산시설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시장 선점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확보한 투자금 역시 생산시설 확대에 주로 쓰일 전망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업계가 확보한 투자금은 북미 쪽의 생산시설을 늘리는 데 대부분 쓰일 것”이라며 “업계가 자금을 확보해 대규모 투자를 하는 건 성장성이 큰 북미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배터리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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