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국 운영위원장 "이용관 퇴임 때 나도 재신임받을 것"

입력 2023-06-2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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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국 운영위원장 (부산국제영화제)
▲조종국 운영위원장 (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인사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당사자인 조종국 운영위원장이 “이용관 이사장이 퇴임할 때 나도 재신임받는 게 절차라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26일 소집될 부산국제영화제 이사회 임시총회에서 자신에 대한 해촉안이 통과될 경우 ”일방적으로 공격을 받고 명분도 없이 그만두게 되는 상황”이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대응을 할 것”이라고 분명하게 맞섰다.

20일 저녁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조 운영위원장은 “내 첫 번째 과업은 새 이사장을 잘 뽑고 조직을 정비하는 것”이라면서 “창립자 세대인 이용관 이사장이 다음 세대로 영화제를 잘 넘겨주는 데 기꺼이 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간 ‘장기 집권’해 온 이용관 이사장이 '영화제 사유화' 수단으로 자신을 임명했다는 세간의 의혹에 관해서는 "이용관이 이런 비판적 여론에서도 물러나지 않고 영화제에 더 있을 수 있겠나, 이제는 불가능하다”고 반박하면서 ”올해 영화제가 끝나고 내년 초가 되기 전에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용관 이사장이 나를 추천했듯 새 이사장이 오면 그의 판단에 맡기는 게 맞다”면서 “새 이사장이 집행위원장, 운영위원장을 선임할 것이며 나 역시 그때 재신임을 받는 게 절차”라고 말했다.

출범 준비 중인 부산국제영화제 혁신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하면 그에 따른 재신임을 받을 용의도 있다고 했다.

“이사회 권한을 위임받은 혁신위원회가 조직 쇄신안을 내거나 새 이사장을 뽑는 절차를 진행하면 올해 영화제가 끝난 뒤 그에 따라 재신임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남동철 집행위원장 권한대행이 소집 요청한 26일 임시총회에서 자신에 대한 해촉안이 통과될 경우에는 “해촉 사유에 해당하는 명분과 근거가 있어야 할 것”이라면서 “강행할 시 이사회가 그에 따르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이사회가 운영위원장을 선임한 지 한달 반 만에 다시 해촉하는 건 자신들의 결정을 번복하는 일”이이자 “최근 몇 달 동안의 논의를 백지화하는 퇴행”이라는 주장이다.

지난달 9일 조종국 운영위원장 위촉 당시 부산국제영화제는 “법인 운영 및 일반 사무, 행정, 예산” 등을 총괄해 조직 운영을 효율화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다만 기존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권한을 “초청작 선정과 영화제 행사 기획”으로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만큼, 새 운영위원장을 영입한 이용관 이사장의 ‘집행위원장 힘 빼기’ 아니냐는 비판도 있어왔다.

조종국 운영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역할을 두고 “새 이사장 선출을 잘 진행하는 것"이며 "동시에 ‘예산회계 시스템 정비를 통한 사무국 업무환경 개선’, ‘인력 운영 중장기계획 논의’, ‘프로그래머직 운영 방안 재정립’ 등을 준비해야할 것”이라고 정리했다.

특히 프로그래머직 운영 방안 재정립을 두고는 “현재 프로그래머들이 자신들 프로그래밍에 대한 어떤 평가도 받지 않고 있고, 정년도 없는 상황”임을 지적했다.

이틀 전인 19일 저녁, 올해 영화제를 집행위원장 대행체제로 치르게 되는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가 “조종국 운영위원장 해촉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공개적인 비판을 내놓으면서 부산국제영화제 인사를 둘러싼 내부갈등은 한층 격화됐다.

조종국 운영위원장 역시 이에 맞서 자신의 정당성을 역설하고 있는 만큼, 26일 열릴 이사회 임시총회에서 조종국 운영위원장 해촉 건이 통과되든 그렇지 않든 관련한 잡음과 갈등은 당분간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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