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만에 일반지주사 CVC 12곳 탄생…130개 기업에 2118억 투자

입력 2023-06-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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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공정거래위원회)
(자료제공=공정거래위원회)

신규투자 73.8% 창업기업에 투자...공정위 “벤처투자수요 창출 기여”
'부채비율·내부거래비중·해외투자' 행위 규정 제한 벤처투자 제약 미미

지난해 일반지주회사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보유 허용 제도 시행 이후 1년 반 만에 일반지주회사 소속 12개의 CVC가 탄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 CVC가 창업 기업에 수천억 원의 신규 투자에 나서는 등 일반지주회사의 CVC 허용이 벤처투자수요 창출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공정위가 21일 공개한 ‘2023년 일반지주회사 소속 CVC 현황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일반지주회사 소속 12개의 CVC가 운영 중에 있다. 12개 CVC는 포스코홀딩스의 포스코기술투자, GS의 GS벤처스, CJ의 CJ인베스트먼트, 효성의 효성벤처스, 동원산업의 동원기술투자, 세아홀딩스의 세아기술투자, 에코프로의 에코프로파트너스, 대웅의 대웅인베스트먼트, 빗썸홀딩스의 비티씨인베스트먼트, 에프앤에프홀딩스의 에프앤에프파트너스, 평화홀딩스의 예원파트너스, 한일홀딩스의 한일브이씨 등이다.

2021년 말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일반지주회사의 CVC(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의 주식 보유를 허용하는 개정 공정거래법이 시행됐으며 2022년 3월 동원기술투자가 첫 CVC로 이름을 올렸다.

일반지주회사 12곳 중 8곳은 CVC를 신규 등록했고, 3곳은 CVC 보유 후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1곳은 지주체제 밖 CVC를 지주체제 내로 편입했다.

공정위는 "CVC 8곳은 단순히 기존에 운영하던 CVC가 지주 체제 내로 이동한 것이 아니라 신규로 설립·등록된 회사인 점을 고려할 때 CVC 허용 제도 도입이 벤처투자수요 창출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투자 현황을 보면 CVC 12곳 중 포스코기술투자, GS벤처스, CJ인베스트먼트, 동원기술투자, 에코프로파트너스, 비티씨인베스트먼트, 에프앤에프파트너스 등 7곳이 130개 기업에 대해 총 2118억 원의 신규 투자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투자의 73.8%가 창업기업(업력 7년 이하)에 대한 투자로 초·중기기업에 대한 모험투자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CVC가 창업기업에 대한 단순 재무 투자 뿐만 아니라 대기업집단의 기술·경영 노하우, 인적 네트워크 등을 공유해 벤처생태계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것으로 풀이 된다.

업종별로 보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가장 높았고, 이어 자율주행·전기차 등 전기·기계·장비, 이차전지·신소재 등 화학·소재 등이 뒤를 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자율주행·전기차 등 전기·기계·장비, 이차전지·신소재 등 화학·소재 순으로 나타났다.

투자조합 결성 현황을 보면 포스코기술투자 등 6곳이 총 71개의 투자조합을 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조합을 통한 투자는 직접투자에 비해 자금조달이 용이하고, 분산투자를 통한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중 8개 투자조합은 일반지주회사 소속 CVC가 신규로 설립한 투자조합이며, 나머지 63개 투자조합은 CVC가 지주체제에 편입되기 전에 이미 설립해 운용 중인 투자조합이다.

공정위는 일반지주회사 소속 CVC에 대한 행위제한규정이 국내외 벤처투자에 실질적인 제약으로 작용하지는 않다고 판단했다.

개정 공정거래법은 일반지주회사의 CVC 소유를 허용하되, 경제력 집중, 사익편취 우려 등의 부작용 방지를 위해 부채비율(200% 이하)·내부출자비중(60% 이상)·해외투자비율(20% 이하) 등에 대한 행위 규정을 정하고 있다.

실제 일반지주회사 소속 CVC의 평균 부채비율은 12.0%로 상한기준인 200%를 크게 하회했다.

신규 설립된 8개 투자조합의 평균 내부출자비중은 56.4%이나, 법상 기준(60%)에 미달하는 3개 투자조합을 제외할 경우 내부출자비중은 78.0%로 법상 기준을 크게 상회했다.

8개 신규 투자조합의 출자금 총액에서 내부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7%에 달했다. 기업집단 내 풍부한 유보자금이 일반지주회사 CVC 보유 허용을 계기로 벤처시장으로 유입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일반지주회사 소속 CVC의 해외투자는 총 96억 원(해외투자비율 3.9%)으로 1곳만 해외투자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상 기준(20%)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공정위는 "일반지주회사 CVC 제도의 원활한 시장안착을 위해 일반지주회사 소속 CVC 현황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해당 제도가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 및 사익편취 등에 악용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벤처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여부를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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