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금융 ‘가상자산 노크’에 BTC 3만 달러 돌파…“현물 ETF 파급력 엄청날 것”

입력 2023-06-22 16:33 수정 2023-06-2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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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두 달여만에 다시 3만 달러 고지를 탈환했다. 전통 금융 기업들의 잇따른 가상자산 시장 진입 시도 소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비트코인 현물 ETF의 경우 강력한 호재로 작용할 수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일부 등락이 있었지만, 이날 새벽 1시께 3만 달러를 돌파한 뒤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상승은 전통 금융 기업들의 비트코인 현물 ETF 및 커스터디(수탁)업 신청과 거래소 개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우호적 발언 등 연이은 호재가 주효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4월 중순 이후 두 달여만에 3만 달러를 돌파했다. (출처=코인마켓캡)
▲비트코인 가격은 4월 중순 이후 두 달여만에 3만 달러를 돌파했다. (출처=코인마켓캡)

앞서 14일(현지시각) 연준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매파적 스탠스를 취하면서 2만5000달러 선이 무너졌던 비트코인 가격은 15일(현지시각)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미국 선물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인 ‘iShares Bitcoin Trust’를 신청하며 상승세가 시작됐다. 이후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론 피델리티가 그레이스케일을 인수하고, ETF를 신청할 예정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고, 20일(현지시각)에는 미국의 또 다른 자산운용사인 위즈덤트리와 인베스코도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했다. 이 기간 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2만9000달러까지 상승했다.

▲블랙록 CI. (출처=블랙록 홈페이지)
▲블랙록 CI. (출처=블랙록 홈페이지)

업계는 이번 블랙록의 ETF 신청이 승인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블랙록이 신청서에 그동안 미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거절한 이유였던 ‘가격 조작’을 방지할 수 있는 ‘감시 공유 협정’ 내용을 담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블랙록이 지금까지 신청한 576건의 ETF 신청 중 단 한 건을 제외한 575건을 승인받았다는 점도 승인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또한, 전통 금융사들은 최근 ETF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가상자산 시장 진입을 시도 중이다. 20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독일의 투자은행 도이체방크는 독일 금융감독당국(BaFin)에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라이선스를 신청했다. 같은 날 ‘월가 거래소’인 EDXM(EDX Markets)도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해 9월 설립된 EDXM은 월가 금융 기업인 찰스 슈왑, 시타델, 피델리티 등이 함께 만든 가상자산 거래소다.

전통 금융이 가상자산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시장의 호재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 경우 그 파급력이 강력할 것으로 예상한다. 당장 유동성을 위한 운용사들의 대량 매입은 물론, 기관 자금 유입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석문 코빗리서치센터장은 과거 금 현물 ETF 출시 사례를 예로 들며 현물 ETF의 예상 파급력을 설명했다. 정 센터장은 “금은 현물 ETF가 나오기 전인 2000년대 초반까지 시총 1조 달러에 머물렀지만, 2004년 현물 ETF 등장 이후 현재는 시총 10조 달러에 달하는 자산이 됐다”면서 비슷한 일이 비트코인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300조 달러에 달하는 전 세계에 부를 관리하는 곳이 전통 금융사”라면서 “이 부가 시장에 들어오면 상승효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정 센터장은 ‘소셜 임팩트’ 역시 전통 금융사의 가상자산 업계 진출의 장점이라고 짚었다. 그는 “금융사들은 대중들의 인식 속에 ‘신뢰’라는 이미지가 있다”면서 “이런 회사들이 가상자산을 다루면 그동안 막연히 부정적이었던 인식이 많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전통 금융 기업이 가상자산 시장에 진출이 업계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블랙록의 ETF 신청 소식이 알려진 16일(현지시각) 찰스 호스킨슨 카르다노(ADA) 창립자는 “최근 SEC는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면서 “지난 몇 달 동안 많은 가상자산 회사가 조사를 받아온 반면, 전통금융 플레이어는 이 틈을 타 시장 진출을 엿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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