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잃은 2030…"목돈 마련은커녕 이자 갚느라 허덕"[청년정책금융 현주소]

입력 2023-06-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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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3-06-25 18: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자산형성, 재기 지원 취지 좋지만 일자리, 부채 경감 등 실질적 보완방안 급선무

▲16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3 환경산업 일자리 박람회’ 행사장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16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3 환경산업 일자리 박람회’ 행사장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청년만 대한민국 국민이냐”라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들릴 정도로 청년층만을 대상으로 한 각종 지원정책이 활발하다. ‘취포자(취업 포기자), N포세대’ 등으로 지칭되는 청년 층이 고금리에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적금을 내놓는가 하면 소득공제 장기펀드도 선보였다. 목돈 마련과 부채 탕감 등 금융정책도 다양하다. 하지만 청년층에만 특혜를 준다는 지적과 현실과 괴리가 있는 정책으로 표퓰리즘이란 비판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일부 금융정책의 경우 당장의 경제적 어려움 해소가 시급한 청년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당일 50만원 한도의 소액생계비 대출을 가장 많이 이용한 연령층이 30대라는 점과 코로나19 이후 2030 중 다중채무자가 급증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는 정부의 정책금융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도 읽힌다. 실제 연 10%의 고금리에도 불구, ‘청년희망적금’은 중도해지자가 70만 명에 육박했다. 저소득 청년층을 대상으로 저리로 대출해주는 ‘햇살론유스’는 낮은 홍보 효과에 모르는 청년층이 다수다. 윤석열 정부가 국정 과제 중 하나로 삼은 청년 정책금융의 현실을 살피고 청년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선 어떤 형태의 정책금융이 필요할 지 시리즈로 짚어본다.

“쥐꼬리만 한 월급으론 내 집 마련은커녕 결혼도 힘들잖아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투자)’로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붙잡기 위해 주식에 뛰어들었다가 쪽박찬 친구들도 허다합니다. 저 역시 갑자기 치솟은 금리에 이자로만 월급의 반이 나가는데 저축은 꿈도 못 꿔요. 줄줄이 오르는 월세, 공과금, 식비까지 숨이 턱 막힐 지경입니다. ‘헬조선’ 청년의 아픈 현실이죠.”

역대 정권 최초로 ‘청년정책’을 국정과제로 내세운 윤석열 정부의 청년금융정책이 자산 형성 마련 상품에 집중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회출발자산 형성 및 재기 지원의 취지는 좋지만 여러 금융기관에 돈을 빌리고 급전을 땡겨 쓰며 이자 갚기에도 급급한 2030세대의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는 비판이다. 청년 일자리가 1년 만에 10만 명 가까이 주는 등 양질의 일자리는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운 가운데 실질적인 지원책이 보완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5일 금융위원회 및 금융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청년층을 위한 금융 공약으로 자산형성을 위해 청년도약계좌 및 청년형 소득공제 장기펀드 출시, 저소득 청년의 자립 지원을 위한 청년내일저축계좌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들의 부채 부담 경감을 위해서는 기존 저소득 청년·대학생의 긴급한 자금수요에 대해 최대 1200만원까지 저금리(3.6%~4.5%)로 대출 공급하는 햇살론유스와 채무조정 특례 제공 등을 지속 지원하는 것이 전부다.

문제는 당장 목돈 마련은 커녕 치솟는 이자 갚기도 버거운 청년층이 다수라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취업자는 400만5000명으로 전년 5월(410만4000명)보다 9만9000명 줄면서 7개월 연속 쪼그라들었다. 특히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이라고 답한 20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만6000명(11.1%) 증가했다.

취업 의사가 있었던 20대 비경제활동인구를 대상으로 최근 구직을 하지 않았던 이유를 물었을 때, 가장 많은 답변은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 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17만3000명)였다.

정부의 정책 지원에도 빈곤층이라고 느끼는 청년들이 여전히 많은 것이 현실이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청년 빈곤 실태와 자립안전망 체계 구축 방안 연구Ⅱ’에 따르면 전국 만 19~34세 청년 403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청년 3명 중 1명은 자신을 교육이나 주거환경 등에서 ‘빈곤층’이라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27.8%가 자신을 교육빈곤층으로, 31.3%가 주거빈곤층이라 답했다.

김형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청년들의 삶의 전반적인 분야에서 다양한 결핍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청년의 삶의 다차원적 측면을 고려한 정책지원의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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