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제약회사가 약국의 미개봉 의약품에 대한 반품을 받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8일 약국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제약사들이 약사법을 위반하면서까지 미개봉 상태에서 유통기한이 남아있는 않은 약품들에 대한 반품을 거절하고 있고 심지어 약사법이 개정됐다는 거짓말 등을 일삼는 등 시장 질서를 흐리고 있다.
현행 약사법 시행규칙 의약품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에 의하면 ▲적절한 조건에서 보관되었다는 것이 확인된 경우 ▲직접용기가 파손되지 아니한 경우 ▲사용기한 또는 유효기한이 충분히 남아있는 경우 ▲시험ㆍ검사결과 품질기준에 맞다는 것이 확인된 경우 등의 사항을 모두 만족하면 제약사에 재입고, 즉 반품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제약사에서 이러한 사항을 무시한 채, 출하된 반품약에 대해 약국에 전적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약국이 피해를 입고 있다.
약국업계 관계자는 “다국적제약사인 R사의 경우 5월부터 약가가 인하되는 일부품목의 경우 유통기한이 많이 남아있는 약의 경우에도 반품을 거절하고 있는 등 일부 제약사들이 규정에도 없는 얌체행위를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성남시 약사회 관계자는 “다국적제약사인 P사와 R사가 반품문제에 가장 비협조적”이라고 전하고 “오리지널약을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우월적지위에 놓여 있다는 점과 직거래를 하지 않고 도매상을 통해 거래하는 유통구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지역약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K사, H사, Y사 등 국내제약사들의 일부 약국영업사원들이 반품 실적 등을 의식해 약사법에 있지도 않는 내용을 운운하며 거짓말까지 동원해 반품을 거절하는 일도 있었지만 지역약사회의 항의와 해당회사의 사과로 일단락됐다.
또한,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약사법이 개정되어 미개봉 의약품의 경우도 약국에서 전량 폐기해야 한다는 유언비어를 퍼트려 약국가에 혼란을 주는 제약사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약사회 관계자는“현재로선 해당제약회사의 실명을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면서 “회원들의 피해사례를 더 접수해보고 해당제약사에서 시정조치가 없을 경우 이르면 다음주 중으로 재고의약품 반품 미정산 업체들의 실명을 공식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약국가에 반품이 생기게 만든 원인이 제약사 측의 실적달성을 위한 것이 주된 요인인 만큼 해당 제약회사들은 도덕적 책임을 가지고 성실하게 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약사회 유통정상화 T/F는 앞으로 미개봉 의약품을 반품 받지 않는 등 부당 영업을 하는 업체는 황색 거래주의보, 적색 거래주의보, 거래경보 등 3단계의 거래주의보를 발령, 단계별로 적절한 대응을 병행해 조속한 시일 내에 거래행태가 개선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