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학회·자본연 “美 은행권, 상업용 부동산에 리스크 요인 잠재…美 금융 불안 국내로 이어지지 않게 유의해야”

입력 2023-06-2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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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23일 '美 부채한도위기와 밸크런 사태로 인한 자본시장의 위기와 대응' 정책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 중이다. (박민규 기자 pmk8989@)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23일 '美 부채한도위기와 밸크런 사태로 인한 자본시장의 위기와 대응' 정책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 중이다. (박민규 기자 pmk8989@)

한국증권학회와 자본시장연구원은 23일 ‘美 부채 한도위기와 뱅크런 사태로 인한 자본시장의 위기와 대응’ 심포지엄을 개최해 올해 발생한 미국 중소은행 파산 사태와 부채 한도위기에 대한 분석과 이에 따른 국내 자본시장 위험과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신현한 한국증권학회 회장은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뱅크런 사태는 예금자와 채권자들이 은행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가 임계점을 넘어서는 순간 매우 신속하게 발생했다는 점에서 자본시장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미국 정보 부채한도 협상 난항과 이후 불거질 수 있는 미국 국채 시장 불안정성과 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라며 “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커지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추가적인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나 쉐도우 뱅킹을 통해 제공된 신용이 신속하게 경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번 정책 심포지엄을 통해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자본시장에도 뱅크런과 같은 급작스러운 신용 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고찰하고, 이를 통해 자본시장의 대응책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 원장은 “최근 미국 중소 은행 연쇄 파산 과정을 보면 전개 과정에서 소셜미디어와 모바일뱅크의 파급력으로 전례 없이 빠르게 이뤄졌다. 미국 금융시장은 국내 금융시장과 동조화돼있어 미국 금융위기는 국내에도 부정적인 파급 영향을 준다”며 “고강도 긴축금리 국면에서 금융 안정 차원에서 리스크 관련 정책 대응 방안이 중요하다.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최근 금융 시장 현실과 문제를 이해하고, 정책 대안을 찾을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최근 대내외적 불확실성에도 코스피 지수가 2600을 웃돌고, 지난달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자금이 역대 최대 규모인 15조 원 순유입되는 등 우리 자본시장의 저력과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실적이 나왔다”면서도 “그러나 위기는 상상하지 못한 시점에서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미국 부채한도 위기로 여러 우려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PF, 쉐도우 뱅킹이 일반화된 금융환경에서는 한 분야의 리스크 요인이 다른 분야로 확산하는 만큼, 리스크 대응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며 “부채한도 위기와 뱅크런 사태 위기 대응을 위한 심포지엄은 매우 시기적절하고 의미 있다. 오늘 논의된 내용을 귀담아 듣고 리스크 관리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최동범 서울대 교수, 어준경 연세대 교수,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주제발표자로 나섰다.

최동석 교수는 코로나 이전 금리 하락 추세와 코로나 발생 후 정부와 중앙은행 주도 양적완화로 국채 보유량이 많아지며 장기채 투자가 늘어났고, 코로나 이후 예기치 못한 인플레이션과 급격한 금리 인상이 뱅크런 사태와 미국 정부부채 한도 위기를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그는 “뱅크런 사태는 비단 SVB의 문제만이 아닌, 장기고정금리자산을 들고 있는 모든 은행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라는 인식이 커졌다”며 “과도한 정부 부채 문제와 다가오는 국채 만기 도래 등으로 금융 불안정 우려로 연준이 과감한 긴축 통화 정책을 펼치기가 어려워졌고, 재정 당국의 정책 결정에 통화 정책이 제약을 받아 ‘물가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연준의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겨 기대 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히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어준경 교수는 뱅크런 이슈에서 자기자본 비율보다 은행의 자금 구조가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은행 부채 구조는 통상 63%가 보장성 예금 23%가 비보장성 예금이며, 23%가 비보장성 예금 기타 부채 4%, 10%가 지분으로 이뤄져 있으나 SVB는 부채 중 78%가 비보장성 예금으로 이뤄져 있었다”며 “자기자본 비율도 중요하지만, 이를 관리하는 것만으로 뱅크런을 방지하기는 부족하다. 자금 구조를 더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장보성 연구위원은 “SVB 파산 직후 미국 정책 당국이 신속하게 유동성을 공급하고 예금자 보호 조치로 빠르게 안정되면서 큰 타격을 주지는 않았다”면서도 “인플리에션과 은행 부문, 상업용 부동산, 정부 부채한도 등에 대한 우려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은행은 만기 보유채권 평가손이 2조2000억 달러고, 현재 미국 내 예금 총액에서 비보장성 예금 비율이 47%까지 높아졌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은행 건전성이 악화하면 비보장성 예금이 높을수록 유동성 위기가 커진다. 예금 인출 유인은 비보장성 예금자 비율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업용 부동산도 가격 급락에 따른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잠재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불안하면 금융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차주 상환능력 악화가 동반될 경우 상당한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 연구위원은 “미국발 금융 불안이 국내 금융 불안을 유발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한다. 실증분석에 따르면 주식 이외에 부문은 미국 내 금융 충격 이후 회복에 다소 긴 시간이 소요된다”며 “정책당국은 특히 그 영향이 쉽게 누적되는 회사채와 CP 시장의 장기 부진을 초래하지 않도록 미시적인 대응 방안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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