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서울 분사무소 추진설 ‘윤곽’…“지역 운용여건 보완”

입력 2023-06-23 20:59 수정 2023-06-23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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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제3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개최…기금운용 인프라 개선안 논의
“국민연금, 공적연금 중 유일하게 지방 소재…지역적 운용여건 보완”
이달 초 김성주 의원 “서울 분사무소 추진 조용히 진행” 언급하기도
美 샌프란시스코 등 해외사무소 설립 및 민간전문인력 영입 추진

(연합뉴스)
(연합뉴스)
국민연금의 서울 분소 추진설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기금운용본부의 서울 이전 이외 차선책으로 서울 분사무소 설립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이하 기금위)는 23일 제3차 회의를 열고 ‘국민연금 기금수익률 제고를 위한 기금운용 인프라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개선방안에는 해외사무소 신규 설치 뿐만 아니라 민간 전문가 영입 등이 반영됐다. 기금위원장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다.

특히 기금위는 인프라 개선방안 중 하나로 기금본부의 지역적 운용여건 보완 방안을 강구한다고 밝혔다. 공적연금 중 유일하게 지방에 소재한 기금본부의 지역적 운용여건을 보완하고, 대체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 검토한다는 것이다.

최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서울 이전설이 제기됐다. 이달 초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전북 금융중심지 관련 기자회견에서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금운용본부 서울 이전은 법을 개정해야 하고 야당인 민주당이 반대하니까 기금본부의 서울 분사무소 추진이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에 기금위에서 제시한 ‘지역적 운용여건 보완’이 서울 분사무소 추진의 밑그림으로 해석되고 있다. 기금위는 지역적 운용여건 보완 방안을 통해 “우수 운용인력 유치, 금융시장 네트워크 교류 강화 등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에 전문성 높은 우수 인력 유치를 위해 민간 전문가 영입도 추진한다. 기금위는 우주항공청 사례를 참고해 국내·외 주요 연기금 등의 자산배분 경험이 있는 최고 수준의 전문가를 영입하고 이에 상응하는 보수 지급도 검토한다. 운용인력의 보수수준을 합리화하고자 성과급 지급기준 개선 등을 성과급 지급체계 역시 검토할 방침이다.

해외 사무소 추가 개설…1인당 운용 규모 2兆, “기금본부 증원 필요”

기금위는 국민연금의 해외·대체투자 확대 일환으로 해외 사무소를 추가로 개설한다. 현재 국민연금은 뉴욕, 런던, 싱가포르 3개 해외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한국투자공사(4개), 캐나다 CPPI(8개), 네덜란드 ABP(6개) 등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다.

이에 IT·벤처기업이 많이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해외서무소 설치를 검토한다. 기금위는 “추후 금융시장 여건 등을 고려해 추가 설치 필요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사무소 기능을 강화하면서 해외사무소에 투자 결정 권한을 보유한 책임자급 인력을 파견한다. 복지부는 보수 수준 합리화 및 해외사무소 추가 설치 등 예산 확보가 필요한 과제는 재정당국과 협의해 추진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
또한 대체투자 전문운용인력 확보도 추진한다. 대체투자는 전통자산(주식·채권)과는 달리 공개시장에서 거래되지 않고, 계약 규모가 큰 특성이 있다. 올해 기금운용본부 정원은 437명으로 전년과 같다. 기금위는 1인당 운용 규모 감소를 위한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국민연금의 1인당 운용규모는 약 2조 원이다. 캐나다 CPPI 3000억 원, 네덜란드 ABP 7000억 원 등과 비교하면 운용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국민연금이 2021년에 실시한 연구용역 결과(CEM 벤치마킹사) 적정 인력 규모는 현재 두 배에 가까운 812명이다. 최근 상황 반영을 위해 조직·인사 컨설팅도 실시 중이다.

기금본부 내 ‘건강한 지배구조 개선위원회’ 하반기 운영…“스튜어드십코드 점검”

주주활동 강화의 일환으로 기금본부 내 ‘건강한 지배구조 개선위원회’를 올해 하반기에 구성해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개선위원회는 10명 내외의 민간전문가로 구성할 방침이다. 기금위는 “소유분산기업 등 지배구조, 의결권 행사기준, 스튜어드십코드 관련 사항 등에 대한 점검 및 개선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의 중장기 자산배분체계도 개선한다. 장기수익률과 위험수준을 반영한 기준 포트폴리오를 도입하고 수익 원천 발굴 및 투자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기준 포트폴리오란 수익률과 위험을 단순한 자산군의 조합으로 나타낸 포트폴리오다. 캐나다, 일본, 스웨덴, 뉴질랜드 등 주요 연기금에서 도입하고 있다.

조규홍 장관은 “기금수익률 제고는 미래세대의 보험료 인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중요한 정책 수단으로, 연금개혁 논의와 함께 수익률 제고를 위한 기반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라며 “오늘 발표한 인프라 개선방안을 차질 없이 추진하여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작년 국민연금 금융부문 운용 수익률은 마이너스(-) 8.28%로 확정됐다. 자산군별 수익률은 △국내주식 -22.75% △해외주식 -12.53% △국내채권 -5.50% △해외채권·5.04% △대체투자 9.4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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