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영문명 와그너그룹)이 반란을 시도하는 돌발 사태가 벌어지며 국제정세가 복잡해진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주요국 정상과 잇달아 전화통화를 했다고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등과 통화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약점’과 우크라이나의 향후 조치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이든과 통화 후 텔레그램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과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우린 러시아의 적대행위와 러시아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 논했다”고 밝혔다. 이어 “장거리 무기에 중점을 둔 군사협력의 추가 확대에 대해서도 논했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의 지속적인 반격에 대해 논의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변함없는 지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통화에서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에 가해지는 위협과 관련해 논의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포리자 원전을 대상으로 방사능 유출을 포함한 테러 공격을 준비 중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러시아는 “거짓말”이라며 일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어제 벌어진 사건은 푸틴 정권의 약점을 여실히 드러내 보였다”며 “국제 질서가 회복될 때까지 국제사회는 러시아에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편, 내란에 휘말린 러시아에서는 불안한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바그너그룹을 향해 “반역”이라고 핏대를 세웠던 푸틴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에서 ‘하루 천하’ 무장 반란을 일으켰던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은 바그너그룹의 반란 시도로 인한 러시아의 내부 혼란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현 상황을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