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사 사명 명함으로 시장서 투자처 모색
“A씨 개인 아닌 법인 통해 출자해 투자 사실 몰랐다”
“해당 법인 비엔에스홀딩스 아니지만 밝히기는 어려워”
국내 가상자산 예치·운용의 서비스 기업들이 예고없이 고객 자산 출금을 정지했다. 업계 1위 하루인베스트 지난 13일 자정 입출금 중단을 공고하고, 자산 운용을 맡겼던 ‘비엔드에스홀딩스’(B&S홀딩스)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사업장 폐쇄 조치와 함께 전 직원에 해고 통보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자금이 묶인 피해자는 최대 1000여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루 아침에 수천억 원의 고객의 자금도 발이 묶였다.
하루인베스트 입출금 중단사태를 촉발한 파트너사 B&S홀딩스와 신생 벤쳐캐피탈(VC)인 B사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사실상 ‘한 몸’으로 통했다. B사 운용 펀드에 B&S홀딩스 최대주주 A씨가 LP(유한책임조합원)로 참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28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B&S홀딩스 최대주주 A씨는 B사 사명이 적힌 회사 명함을 업계 관계자들에게 건내며 투자처를 모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B사와의 관계에 대해 처음엔 부정했지만, 명함(B사 대표로 명시)을 제시하자, 이내 태도를 바꿨다. A 씨는 “초반에만 잠깐 활동했었고, 이후에는 협업을 안 했다”라고 주장했다. B사 측은 A 씨가 지난해 8월 결성한 B사 1호 펀드에 LP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A 씨는 13일 입출금을 돌연 중단한 가상자산예치서비스 하루인베스트와 직접 연관된 B&S홀딩의 최대 주주다. 하루인베스트는 “파트너사에 문제가 생겼다”며 돌연 입출금을 중단했고, B&S홀딩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입출금 중단 상태는 가상자산사업자(VASP)인 델리오까지 사태가 번졌다. 델리오가 하루인베스트에 일부 자산을 예치했기 때문이다. B사 측도 A 씨와의 관계에 대해서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 떠도는 소문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B사 관계자는 “A 씨가 (B사)펀드에 관심이 있어서 일부 출자한 부분은 있지만, 개인 자금인 것으로 확인했다”라며 “LP가 법인으로 돼 있는데, 법인 주주 중에 A 씨가 있었던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A 씨가 법인으로 자금을 출자해 투자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이다. B사 측은 A 씨 투자를 인지한 시점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이어 “펀드 출자자가 B&S홀딩스는 아니고 (밝히기 위해서는)법인의 동의를 받아야 할 것 같다”라며 자금을 출자한 법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B사 측은 A씨가 명함을 만들어 활동해온 사실도 인지하고 있었다. B사 관계자는 “(명함)사용 하고 있는 걸 아예 모르진 않았다”라면서도 “LP로 출자한 분들이 벤처 파트너 개념으로 명함을 받고 다니시는 것 같아 별말 못 했다”라고 해명했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A 씨는 자신을 B사 대표라고 소개하며 활동을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B사 측은 “A 씨가 대표는 아니었고 B사 쪽에 재직한 적은 일절 없다”라며 부정했다. B사 측은 “A 씨는 B사 벤처스 외에도 뮤렉스파트너스, 스프링캠프 등에도 출자했다”라고 주장했다.
뮤렉스파트너스 측은 “회사 직원이 A 씨를 소개받았고 당시 A 씨가 저희 회사를 포함한 여러 VC에 출자를 약속했다 들었다”라면서도 “이후 A 씨 자금 사정으로 출자금 납입을 미이행 했고 출자자 자격을 박탈해 A 씨는 뮤렉스의 LP가 아니며 관련이 없다”라고 밝혔다. 뮤렉스 측은 A씨의 출자금 납입 미이행 사실을 3월 경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FTX 사태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프링캠프는 A씨가 LP로 참여했냐는 본지 질문에 침묵하고 있다. 다만, 스프링캠프는 올해 초 열린 모 대학교 블록체인 관련 학회에 B사와 함께 스폰서로 나섰다.
한편, A 씨는 B&S홀딩스에서 시작된 하루인베스트 입출금 중단 사태와 관련해서 “B&S홀딩스에는 현재 사무실이 없고 원격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라며 “하루 쪽과 긴밀히 연락해 잘 협조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금액 등은 밝힐 수 없지만, 문제 해결 위해 당국과도 협조해서 빠르게 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 씨 말대로 현재 B&S홀딩스 등기에 표기된 논현동 사무실은 타 기업이 사용하고 있다. 입수한 A 씨 명함에 표기된 주소지에도 현재 A 씨가 자리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명함에 적힌 주소지는 강남구 삼성동의 모 고급 오피스텔이다. 청담동에 위치한 B사 사무실과도 다른 장소다. 오피스텔 관계자는 “입주자 명세서에 입주 계약상 이름을 적어서 갖고 있지만 A 씨의 이름을 처음 듣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