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매력 사라진 중국… 지난해 투자액 역대 최대폭 감소

입력 2023-06-27 12:00 수정 2023-06-2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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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2022년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 발표
동남아는 큰손 부상

(출처=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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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기업과 개인의 중국 투자금이 지난해 대규모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봉쇄와 미ㆍ중 갈등에 따른 정치적 불안 등으로 중국 투자 매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신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가 새로운 투자처로 자리잡았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2년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준비자산을 제외한 한국 대외금융자산(거주자 대외투자) 잔액은 1조7456억 달러로 2021년 말보다 162억 달러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편제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미국에 대한 투자가 6833억 달러(비중 39.1%)로 가장 많았고, 이어 동남아(2448억 달러, 14%), EU(2306억 달러, 13.2%) 등의 순이었다.

특히 중국 투자 잔액은 1년 사이 146억 달러나 줄었다. 2008년(-103억 달러)을 넘어선 역대 최대 감소폭이며, 2018년 이후 4년 만의 감소 전환이다.

유복근 한은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미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증권투자에서 지분 평가손실 등의 영향이 있었다"며 "특히 중국에 대한 수출 감소로 무역신용이 줄어든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유 팀장은 "또 은행에서 수출업체의 매출채권을 샀을 때 기록하는 매입외환 계정이 감소했는데, 이것도 대중 수출 감소 영향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미ㆍ중 갈등 등의 영향으로 기업 투자 등도 정체된 것으로 파악된다. 유 팀장은 "중국에서 기존에 진행되던 투자들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만 신규 투자는 어떤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에 대한 경상수지는 77억8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대중 경상수지가 적자를 낸 것은 2001년(7억6000만 달러 적자) 이후 21년 만에 처음이다. 적자 규모도 역대 1위다.

반면 동남아 지역은 지난해 유일하게 투자 잔액이 증가하며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했다. 지난해 동남아 투자 잔액은 직접투자를 중심으로 199억 달러 늘었다. 2020년(+273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규모다. 특히 2003년 이후 처음으로 투자 잔액에서 EU를 앞질렀다.

유 팀장은 "싱가포르와 홍콩 등에 대한 투자 및 신성장 산업군 기업 인수 등이 있었다"며 "야놀자 등 서비스업의 현지 진출도 투자액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EU(-126억 달러), 미국(-19억 달러) 등도 글로벌 주가 하락, 미달러화 대비 기타통화 가치 하락의 영향으로 증권투자 등이 줄어들면서 감소했다.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투자)는 작년 말 현재 1조3974억 달러로 1년 새 1423억 달러 줄었다.

투자지역별로는 미국이 3245억 달러(비중 23.2%)로 가장 많으며, 다음으로 동남아(3132억 달러, 22.4%), EU(2284억 달러, 16.3%) 등의 순이었다.

전년 말에 비해 국내 주가 하락, 미달러화 대비 원화가치 하락 등으로 모든 지역의 투자잔액이 감소했다.

작년 말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을 통화별로 분류하면, 미달러화 표시 금융자산이 1조213억 달러(비중 58.5%)로 가장 많으며, 이어 유로화 1654억 달러(9.5%), 위안화 1106억 달러(6.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외금융부채 중에서는 원화 표시 금융부채가 8713억 달러(비중 62.4%)로 최대였고, 이어 미달러화 4053억 달러(29.0%), 유로화 410억 달러(2.9%)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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