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1주년]① 자치구의 생존법...‘주거·일자리·교통·녹지’ 확보戰

입력 2023-06-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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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적된 역사, 도심 접근성, 녹지 비율 등 '운명' 달라
노후 주거지 개발 시급...도심 접근성 향상도 숙원과제
기업 유치 및 창업허브 조성 활발...생태하천 복원 적극

▲ 서울 반포한강공원 세빛섬의 모습. (사진 제공 = 서울시)
▲ 서울 반포한강공원 세빛섬의 모습. (사진 제공 = 서울시)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목표는 하나다. ‘살기 좋은 곳’을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이 머물고 싶어 하는 지역이 되는 것. 내달 1일 1주년을 맞는 민선 8기 25개 자치구가 '주택, 교통, 일자리, 녹지' 확보에 사활을 걸고 질주하고 있다.

목표는 동일하지만, 움직임은 차이가 있다. 축적된 역사, 도심 접근성, 녹지 비율 등 자치구별로 타고난 조건, 이른바 ‘운명’이 다른 까닭이다. 10년 만에 서울시를 탈환하면서 ‘대개조’를 공언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협력해, 25개 자치구는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면서 ‘살기 좋은 곳’을 향해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노후 주택이 많은 자치구는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추진에 발 벗고 나섰다. 안전진단 기준 및 높이 제한 완화 바람을 타고 사업 시계도 빠르게 돌고 있다. 수십 년간 고도제한 족쇄에 걸린 구(區)들은 자연경관을 보존하는 절충안을 마련, 시와 여론 설득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가 노후 지역 개발과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참여도 활발하다. 신속통합기획은 현재까지 선정된 82개소 가운데 33개소가 기획을 완료, 정비계획 수립 및 구역지정 단계로 넘어갔다. 모아타운은 65개소 선정, 그중 5개소가 고시를 완료했다.

도심 접근성 향상에도 목이 마르다.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까지 30분 만에 주파가 가능해 교통혁명으로 불리는 광역급행철도(GTX) 호재에 올라탄 자치구들은 공사에 속도를 내고 있고, 가능성을 엿보는 자치구들의 물밑 작업도 현재진행형이다. 지하철 2·8·9호선 연장, 4호선 급행화, 5호선 직결화, 동북선·목동선·강북횡단선·신안산선 등 경전철 유치 노력 역시 치열하다. 일자리가 쏠려 있는 도심과의 연결성을 높여 인구 유입을 꾀하고, 자치구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 자치구 생존법. (그래픽 = 손미경 기자 sssmk@)
▲ 자치구 생존법. (그래픽 = 손미경 기자 sssmk@)

일자리 자체를 만드는 데 욕심을 내기도 한다. 입지상 이점을 활용해 산업단지를 구축, 기업을 빨아들이는 구가 있고, 대학이 포진한 장점을 살려 연구개발(R&D) 및 창업허브 조성을 추진하는 구도 있다. 청년 취업 컨설팅, 일자리 박람회, 인턴십 프로그램, 중소기업·창업·임차료·교육비 지원 등 관련 사업도 즐비하다. 고령층 비율이 높은 자치구들은 중장년 일자리도 큰 관심사다. 전담 기관을 두거나 센터를 만들어 일자리를 발굴, 복지와 경제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서고 있다.

팍팍한 일상을 벗어나 자연에서 힐링하고 싶은 사람들은 갈수록 늘고 있다. 산(山)과 천(川)을 끼고 있는 ‘금수저’ 자치구들은 생태 하천 복원과 수변 인프라 조성에 적극적이다. 덕분에 자연 친화적 카페, 산책로, 자전거도로가 줄지어 탄생하고 있다. 녹지가 부족한 곳은 숲과 공원을 만들거나 수만 송이 꽃을 심어 구민에게 자연을 선물하려고 노력 중이다.

25개 자치구가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지만, 지역별 격차는 엄연한 현실이다. 과정도 산 넘어 산이다. 구민의 지지를 끌어내고, 반대 여론을 설득하고, 권한을 가진 서울시와 소통해야 한다. 아이디어와 실천으로 무장한 민선 8기 25개 자치구의 ‘운명’을 거스르는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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