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의 모회사 케어링이 명품 향수인 크리드를 인수한다고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케어링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산하의 롱텀프라이빗캐피탈의 사모펀드가 보유하고 있던 크리드를 인수한다. 가격을 비롯한 구체적인 인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크리드는 지난 3월 31일 마감한 2022회계연도 기준 2억5000만 유로(약 3554억 원)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는 점에서 인수가는 이를 넘어서는 규모일 것으로 관측된다.
남성 향수 ‘어벤투스’로 유명한 크리드는 1760년 영국 런던에서 제임스 헨리 크리드가 ‘하우스 오브 크리드’를 창립하면서 시작된 브랜드다. 영국 조지 3세 국왕을 비롯해 유럽 귀족들에게 맞춤 향수를 판매하면서 명성을 쌓았다. 현재는 전 세계 약 1400개 판매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에스티로더의 영국 향수 브랜드 조말론에 이어 고급 향수 매출 기준 2위 브랜드다.
그간 케어링 그룹과 같은 패션 회사는 뷰티 제품을 직접 운영하기보다 제삼자에게 브랜드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형태로 미용 시장에 발을 들였다. 하지만 향수를 비롯한 뷰티 제품이 명품 시장에 진입하는 소비자들에게 관문으로 통하면서 직접 뷰티 사업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프랑수아 팔루스 케어링그룹 전무이사는 “향수는 패션과 액세서리의 자연스러운 확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