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들어 최저가 공사 물량이 증가하고 입찰 사전심사가 강화되면서 건설사들의 수주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최저가 공사의 경우 경쟁이 치열해 900억원 규모 도로공사 입찰에서 100만원 차이로 최종 낙찰기업이 선정되는가 하면, 낙찰 1~11 순위 기업의 결격사유 발생으로 12순위가 '수주 횡재'를 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발주된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건설공사(3공구) 입찰금액 적정성심사 2단계에서 예정가격 대비 65.098%인 564억565만7000원에 낙찰받았다.
낙찰가격은 2순위 심사 대상자인 현대건설(65.099%, 564억665만8000원)에 비해 0.001%포인트, 100만 1000원 낮은 것이다.
현대건설은 5백억원이 넘는 공사에서 100만원 차이로 수주를 놓친 것이다. 앞서 1단계 심사에서는 삼부토건이 현대산업개발에 58만1000원 차이로 탈락했다.
금호건설은 지난 4월 28일 최저가낙찰제 대상인 파주신도시 서측우회도로 건설공사를 12순위로 수했다.
이 공사는 4월 중순 심사대상 1순위부터 10순위까지 심사를 벌였으나 모두 결격사유 발생으로 탈락, 금호건설이 예정가격 대비 72.294%인 458억1328만7000원에 수주했다.
전문 건설업체가 아닌 현대아산이 경남 사천시 삼천포지구 하수관거 정비사업 수주 1순위에 올라 업계에서 부러운 시선을 받았다.
현대아산은 4월 사천시가 집행한 공사 입찰에서 예정가격 대비 81.639%인 102억8428만2700원에 투찰, 사실상 수주했다.
이 공사는 사천시가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하수관거 실적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바람에 현대아산이 예상외로 쉽게 수주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공공사 최저가 입찰이 늘어나면서 수주를 결정하는 투찰률이 소수점 이하에서 결정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며 "좁은 시장에서 여러 건설업체들이 각축을 벌이다 보니 과열경쟁에 따른 출혈수주가 난무해 건설사들의 경영난을 가중시킬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가 경기 부양과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막대한 사회간접자본(SOC) 자금을 쏟아 붓고 있지만 정작 건설업체들은 공사를 수주하면 할수록 적자가 심해져 부실화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경기부양은 물량만 많다고 해서 될 것이 아니라 적정한 가격에 제 값 주고 수주하는 풍토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