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자체 공급망 구축 시도, 구리 가격 압박...“10배 오를 수도”

입력 2023-06-2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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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강화에 필요한 원자재 수요 급증
청정에너지 전환도 구리 수요 증가 부추겨
채굴 까다로운데다 업계는 자금난
칠레, 기후변화에 광석 품질 악화
페루, 시위에 운송로 끊겨 군대 투입 검토

▲칠레 푸춘카비에서 지난달 31일 가동을 중단한 벤타나스 구리 제련소가 보인다. 푸춘카비(칠레)/AP뉴시스
▲칠레 푸춘카비에서 지난달 31일 가동을 중단한 벤타나스 구리 제련소가 보인다. 푸춘카비(칠레)/AP뉴시스
전 세계 국가들이 자체 공급망을 강화함에 따라 공급망 구축에 필요한 원자재 수요가 급증할 조짐을 보인다. 이런 가운데 구리는 공급 문제까지 겪고 있어 향후 가격이 더 크게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광산 억만장자 로버트 프리들랜드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매장된 구리가 점점 더 비싸지고 채굴하기 까다로워지고 있는 데다 업계 자금은 부족하다”며 “여러 요인이 더해져 공급이 수요 보조를 맞추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산업체 아이반호마인스 설립자 겸 회장인 프리들랜드는 “업계는 열차 사고(공급 중단)를 향해 가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구리 가격이 10배 뛸 수 있다는 게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연초 파운드당 4달러(약 5225원)를 웃돌다가 현재는 3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국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구리 가격 상승세가 현재 주춤한 모습이지만, 최근 다른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뒤쫓을 조짐이 보인다고 전했다.

최근엔 주요 생산국에서까지 문제가 발생해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리 최대 생산국인 칠레의 경우 오랜 가뭄과 물 부족으로 광석 품질이 악화하면서 생산이 정체된 상태다. 며칠 전엔 반대로 폭우로 홍수가 발생해 광산 일부가 폐쇄되기도 했다.

세계 2위 생산국 페루에선 경기침체 관련 시위대가 구리 운송로를 점거하면서 구리 선적에 차질을 빚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페루 정부는 군대를 동원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 구리 가격. 단위 파운드당 달러. 27일(현지시간) 종가 3.7885달러. 출처 마켓워치
▲뉴욕상업거래소(NYMEX) 구리 가격. 단위 파운드당 달러. 27일(현지시간) 종가 3.7885달러. 출처 마켓워치
불어나는 수요도 문제다. 구리는 각국이 반도체 등 자체 공급망 확보를 위해 원자재 구매를 늘리면서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하면서 인기는 더 늘고 있다. 예를 들어 전기자동차 생산은 내연기관차 생산보다 최소 3배 더 많은 구리를 요구한다. 이런 이유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가 2800만 톤을 웃돌 것으로 추산했고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해당 연도까지 공급이 수요보다 600만 톤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프리들랜드 회장은 “투자자들은 아직 청정에너지의 구성 요소인 구리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며 “일례로 몰리브데넘의 경우 공급 차질과 재생에너지·군사 부문 수요 증가로 인해 중국에서 현물 가격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 사이 두 배로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탈 탄소 정책과 중국의 지속적인 수요, 인도의 부상,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세계 재군비 등은 구리 가격의 장기적인 전망을 떠받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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