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동해 교통사고…남편은 왜 사망한 아내를 태웠나

입력 2023-07-02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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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출처=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남편은 왜 사망한 아내를 차에 태우고 달렸을까.

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난 3월 발생한 동해 교통사고 사망 사건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지난 3월 8일 새벿 4시 52분, 강원도 동해의 한 사거리에서 차량 한 대가 옹벽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운전자 남편 박성수씨(가명)은 부상을 당했고 조수석에 있던 아내 김민혜씨(가명)는 사망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구조대원은 “아내 분은 시트에 엎드려 있었다. 보통 사고가 나면 아내를 살려달라고 하는데, 그때 남편 분은 그런 거 없이 그냥 졸음운전만 했다고 했다”라고 회상했다.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의문점을 발견했다. 김씨는 발목뼈가 밖으로 나올 만큼 큰 부상을 입었지만, 차에 출혈이 별로 없었고, 사고 직전 박성수 씨가 운전하는 차량의 속도를 높였다는 것.

특히 사고 전 집에서 출발하던 박씨가 불상의 물체를 모포에 감아 차에 싣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됐다. 아내 김씨가 차량에 탑승하는 장면은 없었다. 이로 인해 박씨는 아내의 죽음을 덮기 위해 고의로 사고를 냈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러나 주변인들은 물론 김씨의 동생 역시 박씨가 그런 짓을 했을 거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김씨의 동생은 “20년 살며 부부싸움 한 걸 못 들었다. 매형이 거의 져줬다. 그런데 교통사고 직후 보인 행동이 낯설었다. 아내가 죽었는데 너무 침착했다. 그때 이상했다”라고 털어놨다.

특히 박씨는 김씨가 평소 아내가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그래서 자살을 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받을 충격과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아내의 명예를 생각해 그렇게 뒤처리를 했고, 경황이 없어 사고를 낸 거라고 설명했다.

한달 뒤 나온 김씨의 사인은 경부압박질식과 다발성 손상이었다. 다발성 손상은 교통사고 중 발생한 것이고, 그전 사망에 이를 정도로 목을 누른 흔적이 있는데 피부에는 그 어떤 흔적도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 부검의들의 설명이다.

이에 제작진들은 사고가 발생한 날을 되짚었다. 자녀들에 따르면 그날 김씨는 남편 박씨가 멀쩡한 TV를 두고 새 TV를 구매한 것에 화가 나 경제권을 넘겨받으려 했다. 박씨는 육군 부사관이었지만 부부는 부대 인근에서 전세로 거주 중이었고, 최근 대출금 상황으로 고민이 많았던 상태. 거기다 아이들의 학원비로 박씨가 새 TV를 사자 다툼이 있었던 것.

박씨의 변호사에 따르면 김씨는 박씨에게 비밀번호를 넘겨받아 인터넷뱅킹을 확인했고, 잔고가 0원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박씨는 경제 상황이 좋지 않으니 헌금도 줄이고 이 전셋집도 정리하자고 설명했고, 김씨 역시 이를 수긍했다는 것. 이후 각자의 방에서 잠이 들었는데, 이후 김씨가 화장실에서 끈을 이용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변호사는 “지금 박씨가 가장 후회하는 것은, 그때 119에 신고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처리하려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박씨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한 지인은 평소 김씨가 교회 활동을 활발히 하며 남의 시선을 의식했는데, 남편의 경제적 상황을 받아들이 어려워 그러한 선택을 했다고 설명했다. 아들 역시 엄마가 과거 교회에서 따돌림 비슷한 것을 당해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는 김씨가 복용한 약이 우울증 약이 아닌 공황장애를 예방하는 약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지인들 역시 최근 김씨를 만났지만 그런 기미는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들도 장난으로라도 자살 이야기를 꺼내선 안된다고 말했고, 최근 엄마는 행복해 보였다고 전했다.

당시의 CCTV를 확인한 결과 박씨의 차가 마치 옹벽을 목적지로 고의로 출발하는 듯한 정황이 포착됐다. 그러나 부검의들은 김씨의 목에서 발견된 상처를 타살이라고 단정짓지 못했다. 교통사고로 인해 심한 손상이 일어나면서 이전의 손상을 알기 어렵고, 현재로서는 자살과 타살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 달 남편 박씨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다. 육군 검찰단은 박씨에게 살인과 사체 손괴 혐의에 보험 사기 정황도 포착해 관련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박씨가 고의로 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청구했다고 본 것이다.

지난해 4월 신차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부부의 운전자 보험을 갱신했고, 기존에 내던 보험금을 증액해 갱신했다. 부부가 교통사고로 사망할 경우 수령할 수 있는 보험금은 4억 5000만원이다. 아내가 교통사고로 인한 변사로 종결됐다면 사망 보험금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다만 박씨는 아내에 대한 보험금은 청구하지 않았고 본인의 상해에 대한 보험금만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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