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16일 치러질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선 EBS 교재·강의와의 연계 체감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 수능에선 이른바 '킬러문항'이 배제되는 만큼 변별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2024학년도 수능 시행 세부 계획을 2일 발표했다. 평가원은 “학생들이 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고 EBS 연계 교재와 강의로 보완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를 갖춘 문항을 출제할 계획”이라며 “EBS 교재·강의와 수능 출제의 연계는 간접 방식으로 이뤄지며 연계 교재에 포함된 도표·그림·지문 등 자료 활용을 통해 연계 체감도를 높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사교육 경감 대책을 통해 “사교육계는 공교육 과정에는 없는 상위 개념을 익혀야 고득점을 담보할 수 있다며 불안감을 자극, 선행학습을 유도했다”며 “소위 킬러 문항은 학생·학부모 눈높이에서 핀셋으로 철저히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해 고교 교사들로 구성된 ‘공정수능출제점검위원회’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수능 출제 단계부터 킬러 문항을 배제하기 위해서다.
2022학년에 도입된 문·이과 통합 수능은 올해도 유지된다. 국어·수학·직업탐구는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로 출제된다. 수학 영역을 예로 들면 수험생들은 공통과목 22개 문항에 이어 확률과통계·미적분·기하 등 본인의 선택과목 8개 문항을 풀어야 한다. 사회·과학탐구 영역에선 사회·과학 구분 없이 총 17개 과목 중 최대 2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올해도 영어·한국사·제2외국어 등은 절대평가로 치러진다. 특히 한국사는 필수 영역이라 미응시자는 수능 응시 자체가 무효 처리된다.
수능 응시 접수기간은 8월 24일부터 9월 8일까지 12일간이다. 수능시험은 11월 16일 치러지며 성적표는 12월 8일 배부할 예정이다. 재학생은 소속 학교에서, 졸업생과 검정고시 수험생은 원서 접수 기관에서 성적표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킬러문항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입시업계는 수능에서 킬러문항이 사라지면서 출제 난이도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일단 지난 6월 모의평가와 본수능 수학이 매우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에 이보단 쉬워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초고난도 문항 대신에 고난도 문항이 다수 출제될 텐데 이를 통해 얼마나 변별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며 "어느 정도 변별력을 지키더라도 최상위권이 체감하는 난이도는 다소 내려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육부는 킬러문항이 배제돼도 수능 변별력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부총리는 "킬러문항이 없으면 물수능이 된다는 것은 사교육의 논리"라며 "킬러문항이 없더라도 충분히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다. 물수능도 불수능도 아닌 공정한 수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