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우려에도 주식 투자 열기 뜨거워…글로벌 시총 100조 달러 선 회복

입력 2023-07-02 15:46 수정 2023-07-0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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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상반기 시총 103조 달러…올해 들어 9% ↑
일본증시 호황·미국 빅테크 랠리 두드러져
그랜섬 “지금은 4차 슈퍼버블, AI도 붕괴 못 막을 것”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인 주식시장에 계속 돈을 투자하고 있다.

전 세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상반기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달 30일 기준 103조 달러(13경5857조 원)를 기록, 지난해 말의 94조 달러 대비 9% 증가하면서 100조 달러 선을 회복했다고 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금융정보업체 퀵·팩트셋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글로벌 시총이 역대 최대치를 찍었던 2021년 11월과 비교하면 86%까지 회복한 셈이다. 전 세계 주식시장은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시중에 막대한 유동성이 풀리면서 시총이 120조 달러까지 불어났다.

국가별로는 일본증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닛케이225지수는 올해 들어 27%나 급등하면서 1990년 버블 붕괴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 속에서도 일본은행(BOJ)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하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이 쏠렸다.

미국 뉴욕증시도 강세로 올해 상반기를 마무리했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힘입어 기술주 랠리가 펼쳐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올해 31.5%나 폭등하면서 1983년 상반기 이후 40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기업별로는 기술 중심의 대형 성장주가 20%나 올랐다. 반면 중·소형주의 상승률은 10% 미만에 그쳤다.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에 따른 은행 위기가 이런 격차의 주원인으로 꼽혔다. 기업 대출 여건이 까다로워지면서 경기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중소기업은 국내 경기에 영향을 받기 쉽다.

일각에서는 뜨거운 투자 열기에 따른 경계 목소리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00년 닷컴버블 붕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유명 투자자 재러미 그랜섬 GMO 공동 설립자가 미국 주식시장을 ‘슈퍼버블’로 규정하고, 거품이 터지는 것을 경고했다.

그는 “현재 시장환경을 대공황 직전인 1929년, 닷컴버블이 극에 달했던 1990년대 후반, 미국 주택시장 거품이 심했던 2006년에 이은 4차 슈퍼버블의 ‘마지막 장(FINAL ACT)’”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소 2015년부터 증시에 거품 조짐이 보였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과도한 부양책이 시장을 ‘버블랜드’로 보냈다”며 “AI 열풍은 앞으로 두어 분기 더 증시 전반을 밀어 올리겠지만, 결국 버블 붕괴를 막을 순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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