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째 줄었지만"…아직 멈추지 않은 미분양 폭탄 시계

입력 2023-07-0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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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물량 늘어나면 미분양도 확대 불가피
"시장 분위기보다 가격·상품성 집중해야"

▲한 아파트 단지의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내부 구조와 인테리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 아파트 단지의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내부 구조와 인테리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분양 주택이 최근 3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7만 가구 밑으로 떨어졌다. 금세 10만 가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과 반대 흐름이라 미분양이 바닥을 쳤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분양 감소의 주된 이유가 분양물량 축소에 있다는 점에서 안심은 이르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분양 물량이 확대되면 미분양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8865가구로 전월보다 2500가구(3.5%) 줄었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상반기 2만 가구 수준이었지만 하반기 3만 가구를 돌파한 뒤 빠르게 늘면서 올해 2월 7만5000가구를 넘겼다.

증가 추세를 고려할 때 미분양 주택이 10만 가구 이상으로 불어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LH토지주택연구원이 3월 보고서를 통해 10만 가구 돌파를 예상했고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비슷한 시기 같은 관측을 했다. 하지만 미분양 주택은 7만5000여 가구를 정점으로 최근 3개월간 감소세를 보이면서 7만 가구 아래로 떨어졌다.

미분양 주택 감소는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미분양됐던 아파트의 계약이 이뤄지고 있는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분양물량이 줄어든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시장에 나오는 물건이 적다 보니 안 팔리는 건수도 줄어든 셈이다.

최근 분양시장은 서울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 청약 열기가 달아오르는 등 연초보다는 상황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완연한 회복세에 들어갔다고 보기 어려운 시점이라 분양일정을 미루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직방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지난달 분양예정 단지는 47곳, 3만7733가구(일반분양 2만9646가구)였는데 실제로 분양한 것은 17개 단지, 9766가구(일반분양 8486가구)다. 공급실적률로 계산하면 전체는 26%, 일반분양은 29%다. 분양계획을 접은 단지가 10개 중 7~8개는 된다는 의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5월에 이어 지난달도 분양계획에 비해 실적이 저조했다"며 "원자재값 인상과 미분양 부담 등이 더해지면서 건설사들의 눈치 보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이 분양을 마냥 미룰 수 없다는 점에서 미분양 주택은 분양 물량 증가와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시장 분위기가 어느 정도 풀려 건설사들이 흥행 전략을 고민하면서 타이밍을 재고 있는 상황이고 연내에는 일정이 지연됐던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분양이 많아지면 미분양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분양이 증가하더라도 실수요자가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김 소장은 "본인이 원하는 지역이나 단지라면 분위기에 흔들리지 말고 상품성과 가격 등을 따져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분양에 성공하기 위한 건설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오히려 더 나은 조건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저렴한 가격만 보고 미분양 지역 또는 단지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함 랩장은 "대출로 자금을 조달해 투자하기에는 금리가 높은 수준인 데다 큰 차익을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시장이 회복되지 않았다"며 "지금은 투자관점에 접근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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