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약 243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GS리테일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변호인단에는 과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변호한 변호사 등이 포함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지난해 10월 14일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 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소송은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부장판사 김대웅)에서 진행되고 있다. 올해 4월과 6월 두 차례 변론기일이 진행된 상황이며 다음 공판은 다음달 24일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8월 2일 편의점 브랜드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43억6800만 원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2016~2019년 수급업자들에게 성과장려금 약 68억 원과 판촉비 126억 원을 받았다. 2020~2021년에는 정보제공료 27억 원을 수취했다.
GS리테일은 수급업자에게 GS25에서 판매하는 도시락 제조 주문을 요청했고, 이렇게 만들어진 도시락은 ‘PB 상품’으로 편의점에서 판매됐다. 이 과정에서 GS리테일이 ‘정당한 사유 없이’ 돈을 받았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판촉비, 성과장려금 등을 늘려 자신들의 수익을 개선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이 같은 GS리테일의 행위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2조 2항(경제적 이익의 부당요구 금지)에 어긋난다고 봤다. 이 조항은 ‘원사업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수급사업자에게 금전 등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도록 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정하고 있다.
GS리테일 측은 거래 과정에서 금원을 받은 자체를 부정하지 않지만, 수급사업자들에게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요구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거래로 수급사업자들은 피해가 아닌 이득을 얻었는데, 과징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소송을 제기했다고 한다.
GS리테일은 이번 행정소송을 위해 공정거래와 행정소송 분야에서 이름을 날린 전문 변호인단을 꾸렸다. 손승호(변호사시험 1회)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공정위 출신으로 공정거래, 하도급, 대리점, 가맹사업, 대규모유통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자문 및 소송 등의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우철(사법연수원 16기) 대표 변호사는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과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를 지냈고 현재 태평양에서 행정소송팀을 이끌고 있다. 송 변호사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변호를 맡으며 유명해졌다.
박성진(39기) 변호사는 공정위에서 송무 지휘 업무를 담당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결합, 담합, 시장지배적지위나 거래상지위남용 등 공정거래 분야에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윤성운(28기) 변호사와 황재희 변호사, 오예지 변호사는 주로 공정거래 분야에서 자문과 소송을 담당하고 있다. 류재훈(32기) 변호사는 대전고등법원에서 행정사건을 담당했다.
진행 중인 GS리테일의 행정소송과 별개로 형사 사건도 남아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최근 사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