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기업 신용평가 ‘하향 뚜렷’…“건설·석화·철강·디스플레이 업종↓”

입력 2023-07-04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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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상반기 기업 신용평가는 경기둔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등으로 신용등급에서 뚜렷한 하향기조를 보였다. 다만, 등급 전망을 포함 시 엔데믹 효과,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가 반영돼 긍정적 전망이 우위를 나타냈다.

4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가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신용등급 변동 현황'에 따르면 상반기 장기등급 회사채 기준 상하향배율은 0.64배로 지난해(1.07배)보다 큰 폭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상향 조정된 기업 수는 7개사, 하향 조정은 11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상향 11개사·하향 13개사)과 비교해 하향 기조가 우세했다. 신용등급 상승 기업 수를 하락 기업 수로 나눈 상하향배율은 1보다 높으면 등급 상향을 우위로 해석한다. 다만, 등급 전망을 포함했을 경우 1.09배였다.

금융부문의 등급 하향 우위가 심화했다. 캐피탈, 저축은행, 부동산신탁 등 제2금융권 업체들을 중심으로 자산 건전성과 유동성 위험이 확대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기업부문에서는 경기 부진, 엔데믹 수요회복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업종별로 차별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한신평은 기업부문 등급 하향 요인으로 부동산 경기 저하와 PF우발채무, 업황 둔화·원가상승 및 경기대응력 약화, 투자성과 부진, 재무부담 확대 등을, 상향 요인으로 엔데믹 전환에 따른 수요 회복, 국내 완성차업계 경쟁력 제고, 우호적 업황 실적 개선 등을 꼽았다.

주요 하향 업종은 건설, 석유화학, 철강, 디스플레이, 유통 등이었다. 대표적으로 태영건설(A→A-), 효성화학(A→A-), 현대비앤지스틸(긍정적→부정적), 엘지디스플레이(A+→A), 풀무원(안정적→부정적) 등이다.

반면, 항공·카지노, 자동차·조선·기계·정유 등 중공업, 이차전지·반도체 부품/소재업에서는 우호적인 사업환경으로 등급 상향이 이어졌다. 기아(AA→AA+), 현대캐피탈(AA→AA+), 에스케이렌터카·동원시스템즈·에스케이실트론(A→A+), HMM·에코프로비엠(BBB+→A-) 등이다.

금융부문의 기업 신용등급 하향 요인을 자산건전성과 유동성 부담 심화가 크게 작용했다. 다만 현대자동차 계열사의 계열 통합수준 제고, 계열 시너지 기반 시장지배력 제고 등은 등급 상향 조정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는 "하반기는 석유화학, 건설, 디스플레이, 금융 업종의 비우호적 산업환경이 지속되고, 엔데믹 전환에 따른 수요 회복 및 경쟁력 개선 등의 ‘긍정적’ 이슈가 혼재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융시장 안정화 및 금리 추이, 부동산 경기, 원재료 부담 등 거시환경 변화가 신용도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이에 대한 산업 및 업체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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