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도 아스파탐 ‘발암물질’ 논란…제약사도 긴장

입력 2023-07-04 15:07 수정 2023-07-0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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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대부분 미량 함유, 큰 변화 없을 것”
업계 “2018년 발사르탄 사태 반복 우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최근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 유발 가능 물질’로 지정할 것이라는 예고에 식음료업계뿐만 아니라 제약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IARC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WHO 합동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각각 독립적으로 연구한 ‘아스파탐’에 대한 평가 결과를 동시에 발표한다. 이를 통해 아스파탐의 발암 유발 가능 물질 분류를 결정할 계획이다.

아스파탐은 ’암을 유발한 가능성이 있는 물질(possibly carcinogenic·2B군)’로 분류될 것으로 알려졌다. 2B군에는 휴대폰 전자파, 김치 등의 절인 채소류, 알로에 추출물 등이 해당한다.

현재 WHO 권장량(40㎎/kg/1일)은 60㎏ 성인 기준 1일 최대복용량 2.4g이다. 이는 막걸리 33병, 제로콜라 55캔에 들어가는 수치와 비슷하다. 식음료와 비교해 의약품에 들어가는 아스파탐 수치는 훨씬 더 적다.

이와 관련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 허가된 의약품 중 692개, 치약 등 의약외품 35개에 아스파탐이 포함돼 있다. 의약품 복용 시 쓴맛이 느껴지는 항생제 시럽이나 씹어야 하는 츄정 등에서 주로 사용된다.

다만 식약처는 현재 허가된 의약품 등에 변경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아스파탐이 2B군으로 분류돼 하루 복용량이 줄어들더라도, 현재 의약품에 들어가는 아스파탐이 워낙 미량이라 현재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식약처 관계자는 “의약품은 치료를 위한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라며 “아스파탐 미량 섭취로 인해 얻을 위험, 질병을 치료하게 되면서 얻는 이득 등에 대해서 평가를 해볼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제약업계에선 2018년 발사르탄 등 고혈압 의약품에서 검출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회수 조치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당시 IARC는 NDMA를 ‘발암 가능성이 높은 물질(probably carcinogenic·2A)’로 분류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발사르탄 사태 때도 덮어 놓고 발암물질이라고 이야기가 나오면서 공포감이 커졌다”며 “한 움큼씩 퍼먹어도 발암 가능성이 낮다고 했지만, 결국은 발암 물질이니 회수하라고 했다. 과도한 우려가 반복돼 산업계에 악영향을 끼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의약품 복용으로 인해 발생할 피해와 얻게되는 효용을 구분해야 한다”며 “IARC의 결정에 따라 식약처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WHO는 올해 5월 아스파탐과 같은 비당류 감미료(NSS)를 장기간 섭취하면 당뇨나 심장병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WHO는 총 283개의 연구를 체계적으로 검토한 결과 “체중 감량이나 비전염성 질병 위험을 줄이는 목적으로 NSS를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NSS는 아스파탐을 포함해 어드밴타임, 사이클라메이크, 네오탐, 사카린, 수크랄로스, 스테비아와 스테비아 파생물 등이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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