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여가부)가 5일 이같은 내용의 지난해 만 19세 이상 남녀 90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2004년부터 3년마다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실시하는 법정조사로, 가정폭력에 관한 인식과 피해 실태, 발생 유형 등을 조사했다.
여성이 배우자로부터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중 하나라도 경험한 비율은 9.4%로, 3년 전(10.9%)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유형으로 보면 정서적 폭력이 6.6%, 성적 폭력 3.7%, 신체적 폭력 1.3%, 경제적 폭력 0.7% (중복 포함)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폭력을 겪었을 때 ‘별다른 대응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응답은 53.3%로, 45.6%였던 3년 전 응답 비율보다 증가했다.
대응을 한 적이 없다는 이유로는 ‘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가 25.6%로 가장 많이 꼽혔고, ‘내 잘못도 있다고 생각해서’(14.2%), ‘배우자·파트너이기 때문에’(14.0%), ‘그 순간만 넘기면 된다고 생각해서’(12.9%)가 뒤를 이었다.
특히, 여성들은 이성과 헤어지면서 이른바 '이별 폭력'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별한 이후 배우자로부터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의 비율은 54.5%로, 혼인 또는 동거 중인 여성 응답자의 평생 폭력 피해 경험(18.2%)에 비해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별 후 스토킹 피해를 겪은 여성 비율도 조사됐다. 본인에게 직접적으로 접근하는 스토킹 피해 경험을 입은 여성은 11.2%였으며, 본인이 아닌 가족 혹은 함께 지내는 사람에게 접근하는 스토킹 피해를 입은 경우는 4.5%, 친구 혹은 지인에게 접근한 경우는 4.7%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 폭력 피해자와 함께 사는 아동 24.2%는 폭력을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 4명 중 1명 꼴로 폭력 사실을 아는 셈이다.
이 같은 가정폭력에 대해 ‘가정 폭력은 가정 안에서 해결해야 할 개인적인 문제’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79.5%로, 3년 전(81.5%)에 비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여가부는 가정폭력·스토킹 예방 캠페인 홍보를 통해 피해자 지원 기관의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또, 기존 스토킹 피해자에게 지원하고 있는 임대주택 등 주거지원을 교제폭력 피해자까지 확대하고, 가정폭력에 노출된 피해 아동 보호를 위해 아동학대 전문 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