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 가능 물질 예고’ 아스파탐 들어간 주류·식품은?

입력 2023-07-0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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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14일 발표 예정…주류·식품업계 상황 예의주시

아스파탐, 설탕보다 200배 단맛 내…1985년 식품첨가물로 지정
막걸리·제로콜라·스낵 등 아스파탐 활용…일부 업체, 대체 결정
업계, 식약처 대응 방안에 촉각…맛 바뀔 수 있어 변경 신중론도

▲펩시 제로슈거 라임. (사진제공=롯데칠성음료)
▲펩시 제로슈거 라임. (사진제공=롯데칠성음료)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하겠다고 알려지면서 주류업계와 식음료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업계는 WHO 발표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규정을 바탕으로 대응하기 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일부 업체는 아스파탐을 빼는 결정을 내렸다.

4일 주류업계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이달 14일 예정인 WHO IARC의 발표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IARC는 인공 감미료인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그룹 2B)’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2B군에는 열대식물 알로에 베라, 내연기관 배출 연기, 휴대용 전자기기 전자파 등이 포함돼 있다. IARC의 발표 후에는 식약처의 대응안도 나올 예정이다.

아스파탐은 흰색, 무취 인공 감미료로 설탕에 비해 200배 높은 단맛을 낸다. 한국에서는 1985년 식품첨가물로 지정됐다. 아스파탐과 비슷하게 단맛을 내는 인공 감미료는 아세설팜칼륨, 수크랄로스, 에리스리톨 등이다.

현재 아스파탐은 일부 막걸리, 제로콜라, 스낵류 등에 아스파탐이 쓰이고 있다. 주류업계에서는 서울장수, 국순당, 지평주조 등 막걸리 업체들이 아스파탐을 사용 중이다. 구체적으로 서울장수는 달빛유자 막걸리를 제외한 모든 제품에, 국순당은 국순당 생막걸리, 대박 막걸리 2종에 아스파탐을 쓰고 있다.

지평주조의 지평생쌀막걸리, 지평생밀막걸리에도 아스파탐이 들어있다. 당을 활용해 생막걸리를 만들면 유통 과정에서 발효가 이뤄지는데 인공감미료를 활용하면 이 발효를 막을 수 있어서 쓰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막걸리 업계에 따르면 막걸리에 함유된 아스파탐은 평균 0.0025% 수준이다. 제품에 함유된 아스파탐의 양이 미량인 만큼 식약처의 기준이 나오면 아스파탐 사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게 막걸리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막걸리의 경우 성인(60kg)이 하루 막걸리 33병을 마셔야 일일 섭취허용량에 도달한다.

▲콜라 (게티이미지뱅크)
▲콜라 (게티이미지뱅크)

제로칼로리 음료 제품에도 인공감미료가 들어가는데 아스파탐이 쓰이는 대표적인 제품은 펩시콜라, 노브랜드 제로콜라, 동원 매실 등이다. 코카콜라는 2017년 이후 아스파탐 대신 수크랄로스와 아세설팜칼륨을 사용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현재 아스파탐이 들어가는 제품은 펩시콜라 제로슈거(라임·망고·블랙)다. 롯데칠성음료는 펩시콜라 본사인 펩시코와 아스파탐에 관한 논의를 현재 진행 중이다.

롯데칠성음료 뿐만 아니라 이마트 역시 PB상품을 생산하는 업체와 논의에 들어갔고 동원F&B도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서 시판 중인 일부 스낵에서도 아스파탐이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온의 나쵸, 감자톡 등 과자류 10개 품목에 평균 0.01%의 아스파탐이 들어갔다. 오리온은 IARC의 발표가 최종 확정되지 않았으나 선제적으로 아스파탐을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식품업계 내부에서는 신중론도 나온다. IARC의 발표가 나오기 전인 데에다가 이에 따른 식약처의 대응 방안이 나온 뒤에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인공 감미료를 바꿀 경우 소비자들이 느끼는 맛이 바뀔 수 있어 원료 변경 결정을 신중하게 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2017년 코카콜라사가 코카콜라 제로에 아스파탐을 빼고 난 뒤 국내에서 코카콜라 제로의 맛이 변했다는 소비자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펩시코도 2015년 아스파탐을 빼고 수크랄로스를 넣은 펩시를 내놨지만 달라진 맛으로 판매량이 줄어 이듬해 다시 아스파탐으로 교체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맛에 민감하기 때문에 감미료를 바꿀 경우 맛의 변화가 있을 수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면서 “감미료를 바꾸면 맛의 변화를 최소화시키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맛을 찾아야하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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