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성장하는 인재의 조건은 ‘행동’

입력 2023-07-05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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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은일 책임·도전으로 수행하고
몰입하며 배우고 삶을 개척해가
말보다 걸어온 발자취로 평가를

현실에 밀려 학교를 다니며 창업한 지 20년이 되었다. 그동안 외식업, 프랜차이즈업, 자산운용업, 식품제조업, 커머스, 플랫폼 등을 경험하며 다양한 사업을 해왔지만 사람이 결국 전부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래서 성장하는 인재를 모으고 기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때로는 스펙이 좋은 인재를 모으기도 했고, 그런것 없이 연 닿는 대로 채용하기도 했다. 사내 교육 시간을 늘려보기도 했다. 독서 경영을 해보기도 했고, 업무 시간에 별도의 집중 교육 시간을 할당하기도 했다.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보기도 했고, 공동 프로젝트를 해보기도 했다. 지금 경영하는 브라운백에서도 그런 일환으로 성장세미나란, 일종의 타운홀 미팅을 매주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파이어족’과 경제적 자유란 단어가 백세시대와 결합하는 시대에 나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인재의 첫 번째 조건은 ‘몰입’이란 것을 발견했다. 본업에 얼마나 몰입하느냐가 경험과 역량을 상승으로 이끌어낸다. 그리고 기회의 순환을 만들어낸다. 자신이 맡은 일을 얼마나 책임과 도전의식을 갖고 수행하는가 하는 것이 바로 성장하는 인재의 첫 번째 조건이란 것이다. 몰입의 부가가치는 매우 커서 조직의 인정을 받고, 스스로의 몸값과 권한을 넓힌다.

성장하는 인재의 두번째 조건은 ‘학습’이다. 이것은 호기심과 인내가 요구된다. 맡은 일에서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스스로 배워나가는 인재는 늘 극도로 적었지만 내가 운영한 회사에서 그들은 하나같이 기둥이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일을 맡았을 때만 발휘되거나 요구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원래 그들의 삶의 방식이었다. 그들은 늘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바라보며 호기심을 가졌고, 세상의 변화에 파고들어 배웠다. 마차시대에 자동차란 최첨단 신문물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 극소수였던 것처럼, 생성형 AI에 관심을 갖고 일의 결과로까지 만들어내는 사람은 여전히 희소하다. 구경꾼은 많고, 직접 수행하는 사람은 늘 적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세 번째 조건은 ‘삶에 대한 애착’이다.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욕구, 자신의 삶을 더 나은 곳으로 이끌어가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이 있는 사람이 몰입과 학습으로 변화를 만들어낸다. 이제 많은 사람들은 개인의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조직의 회식 빈도는 상당히 줄어들었고, 평생 직장이란 단어는 이젠 찾아보기 힘들다. 과거 어물쩍 넘어가던 조직의 부당한 요구는 지탄과 외면의 대상이 되었다.

누구나 기회가 주어지면 몰입하고, 흥미로운 분야가 나타나면 배우며 자신의 삶을 키워갈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얼마나 꾸준히 해왔는지를 물어보면 좀 더 선명한 해상도로 판별할 수 있다. 한마디로 ‘말보다 행동, 행동보다 행적’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누구나 건강과 지식을 관리하고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응답한다. 그런데 ‘식단을 관리하고 운동하고 있느냐, 그리고 혹시 매일 하고 있느냐’고 물어보면 흥미롭게도 대부분 아직은 아니지만 앞으로 할 것이라고 한다. 책을 좋아한다고 대답한 면접자들 중 상당수는 최근 읽은 감명 깊은 책의 제목을 대답하지 못하거나 1년 전에 읽은 책 제목을 언급했다.

인간은 연약하고 스스로에게 관대한 존재이기에 언젠가 되고 싶은 자신의 모습을 지금의 모습에 투영해서 이야기하곤 한다. 하지만 성장을 입으로 할 수는 없다. 그것은 입이 아니라 발이, 그리고 그동안 걸어온 발걸음이 이루는 것이다.

스스로가 그런 인재인지, 우리 조직에는 그런 인재가 있는지를 알고 싶을 때는 냉정한 시각으로 희망사항보다 발자취를 보자. 그리고 정말 성장을 원한다면 한걸음 한걸음을 원하는 방향으로 제대로 디뎌나가자. 인생은 길고, 지금이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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