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사이트 추징금 31억에서 100만 원으로…왜 깎였나

입력 2023-07-05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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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연합뉴스)
▲대법원. (연합뉴스)
범죄 수익으로 의심되더라도 규모와 출처가 특정되지 않는다면 추징할 수 없다는 판례를 대법원이 재확인했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도박개장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년 10개월과 100만 원 추징 명령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15일 확정했다.

앞서 A 씨는 2013년 2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캄보디아·필리핀 등에 사무실을 차리고 2명 이상의 공범과 함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 씨가 개설한 사이트에서 30억9600만 원 상당의 도박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항소심에서는 A 씨가 이 사이트 회원들에게 17억5100만 원을 입금받았다는 공소사실을 추가했다.

1심 법원은 A 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공소사실에 적시된 도박 액수인 30억9600만 원의 추징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취득한 수익 중 특정이 가능한 부분은 100만 원”이라며 형량과 함께 추징액을 크게 줄였다.

재판부는 “몰수·추징 여부나 추징액 인정은 엄격한 증명은 필요 없지만, 역시 증거에 의해 인정돼야 함은 당연하고 그 대상이 되는 범죄수익을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추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이어 “피고인의 범죄수익과 관련해 (도박 사이트에서 있었던) 충전, 환전에 대한 계산이 적절하게 이뤄졌다는 자료가 없다”며 “공소사실에 따르더라도 금원 전액(48억4000만 원)이 피고인에게 귀속된 범죄수익인지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공범들이 취득한 수익과 분배 내역, 공범 수가 불명확해 A 씨가 얻은 이익을 특정할 수 없다고 봤다. 이에 A 씨가 받았다고 재판에서 인정한 ‘소개비’ 명목의 1000달러(한화 약 100만 원)만 범죄 수익으로 본 것이다.

검찰과 A 씨 모두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양측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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