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과 함께 도입된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의 첫 성적표가 나왔지만 “의미 없는 수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현금흐름 추정치의 예측정보인 계리적가정 가이드라인이 반영된 수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향후 계리적가정이 반영되면 요구자본이 커지고 가용자본은 줄어들어 킥스 비율이 더욱 하락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6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지난주 올해 1분기 킥스 수치를 모두 공개했다. 생명보험 대형 3사(삼성·한화·교보) 중에서는 이 기간 삼성생명의 킥스 비율이 219.5%로 가장 높았으며 한화생명은 181.2%로 집계됐다. 경과조치 신청을 한 교보생명의 킥스 비율은 232.38%로 높게 나타났지만, 경과 조치 적용 전 비율은 156.04%다.
손해보험 대형 5개사(삼성·현대·DB·메리츠·KB) 중에서는 삼성화재의 킥스 비율이 275.25%로 가장 높았다. 이어 △DB손해보험(210.5%) △메리츠화재(202.2%) △KB손해보험(194%) △현대해상(178.6%)순 이었다.
대체로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넘겨 선방한 가운데 푸본현대생명과 KDB생명, MG손보는 권고치를 넘기지 못했다. 킥스 비율은 재무건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이며 금융당국의 150%, 보험업법에서는 100%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이번 킥스 비율은 2분기 이후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금융당국은 실손의료보험, 무·저해지 보험의 해약률 가정, 고금리 상품의 해약률 가정 산출기준과 보험손익 인식을 위한 CSM(계약서비스마진) 상각 기준, 보험손익 인식을 위한 위험조정(RA) 상각 기준 등이 담긴 IFRS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향후 보험사의 자의적인 계리적가정이 반영되면 요구자본이 커지고 가용자본은 줄어들어 킥스 비율이 하락 할 수 있다.
금감원은 현재 계리적가정 가이드라인 수정안을 적용한 수치로 영향평가를 분석 중이다. 실손 계리적가정 가이드라인을 소급법으로 적용할 예정인 경우, 전진법 적용 결과와 소급법 적용 결과를 모두 작성하고 전진법을 적용할 경우에는 전진법만 작성해 제출하라고 했다. 보험사들은 지난달 23일까지 제출을 완료한 상태다.
보험업계는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과소 계상된 보험부채들이 더 크게 잡힐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보험부채가 증가하면 보험사 미래가치를 측정하는 CSM은 줄어든다. 금융당국이 IFRS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이유도 순이익 부풀리기를 막기 위한 것도 있지만 과하게 나온 CSM을 조정하기 위해서다. CSM이 줄면 가용자본도 줄어들어 킥스 수치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보험업법상 마지노선인 100%에 근접한 중소보험사들의 부담은 더욱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