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지에프홀딩스 단일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주력 계열사인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의 인적 분할을 통한 두 개 지주회사 구축 계획이 불발된 지 5개월 만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6일 이사회를 열어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 주식을 공개매수하고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시행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을 자회사로 편입시키기 위해서다.
이날 공시된 공개매수신고서에 따르면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1012만5700주, 지분율 기준 29.9%) 주식을 주당 1만2620원에, 현대백화점(466만9556주, 지분율 기준 20.0%) 주식은 주당 5만463원에 각각 매수하는 대신 자사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다만 공개매수 참여 규모에 따라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신주 발행 물량은 달라질 수 있다.
공개 매수는 8월 11일부터 9월 1일까지 진행된다. 공개 매수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 지분 40%, 현대백화점 지분 32%를 각각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까지 모두 마무리되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현대지에프홀딩스-현대백화점 및 현대그린푸드’ 등으로 이어지는 단일 지주회사 체제가 완성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의 30% 이상의 지분율을 확보해야 하며, 자회사가 아닌 국내 계열사의 지분은 소유할 수 없다. 현재 현대지에프홀딩스가 보유한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지분은 각각 10.1%, 12.1%다.
이에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이번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통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 위반사항을 해소하고, 효율적인 지주회사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현대그린푸드와 함께 현대백화점을 자회사로 편입시킨다는 구상이다.
단일 지주회사 체제가 완성되면 현대지에프홀딩스는 그룹 전체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투자·리스크 관리, 경영 효율화, 신사업에 대한 방향 제시 등 '콘트롤타워' 역할에 집중하게 된다. 또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등 계열사들은 각 사업 부문별 특성에 맞는 성장 전략을 마련해 경영 전문화·고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단일 지주회사 중심의 새로운 지배구조 구축으로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계열분리 가능성이 불식되고, 그룹 내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가 기대된다”며 “현대지에프홀딩스 역시 현대백화점으로부터 받게 되는 배당금 수입 등으로 재무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9월 주력 계열사인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각각 인적 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발표했으나, 올해 2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이 부결돼 무산됐다. 당시 시장에서는 인적 분할로 대주주의 지배력은 강화되지만 소액 주주의 이익은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이번 현물출자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기존에 발표한 주주환원정책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현대지에프홀딩스 자사주를 소각할 예정”이라며 “또 이번 현물출자를 통해 우량 계열사가 자회사로 편입되기 때문에 배당 여력이 확대돼, 배당이 크게 상향될 것으로 기대되며 주주가치 또한 제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