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경상수지가 한 달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상품수지가 두 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 배당도 늘어난 덕분이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경상수지는 19억3000만 달러(약 2조5000억 원) 흑자로 집계됐다. 4월(-7억9000만 달러) 적자에서 다시 흑자로 돌아왔다.
다만, 올해 들어 5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는 여전히 34억4000만 달러 적자다. 작년 1∼5월(188억1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222억5000만 달러 줄었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6월에 나오면 더 분명해지겠지만, 5월까지 봤을 때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이제 저점을 벗어나 회복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말했다.
항목별로 나눠보면, 상품수지(18억2000만 달러)가 4월(5억8000만 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527억5000만 달러)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7%(90억6000만 달러) 감소했다.
앞서 작년 9월 수출이 23개월 만에 감소한 뒤 9개월 연속 뒷걸음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특히 반도체(통관 기준 -35.6%), 석유제품(-33.0%), 화학공업 제품(-20.8%), 철강제품(-8.3%)이 부진했다. 다만 승용차 수출액은 1년 전보다 52.9% 급증했다.
수입(509억3000만 달러)도 13.5%(79억3000만 달러) 감소했다. 특히 원자재 수입이 작년 같은 달보다 20.3% 줄었다.
서비스수지는 9억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1억5000만 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커졌다.
세부적으로 코로나19 관련 방역이 완화되면서 여행수지(-8억2000만 달러)가 적자를 이어갔고, 운송수지도 4월 3000만 달러 흑자에서 3억5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반면 4월 9000만 달러 적자였던 본원소득수지는 5월 14억2000만 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해외 현지법인 등으로부터 배당이 늘면서 배당소득 수지가 한 달 사이 5억5000만 달러 적자에서 9억 달러 흑자로 급증한 영향이 가장 컸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5월 중 26억5000만 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1억7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10억7000만달러 늘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와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각 15억4000만달러, 135억 달러 증가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증가액(135억달러)은 1980년 1월 통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았다.
한은은 "국내 채권 수요와 공급이 각 차익거래와 국채 발행 증가 등으로 함께 늘면서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6월에도 경상수지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동원 부장은 "정확한 숫자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5월 흑자 규모는 웃돌 것"이라며 "6월 무역수지가 16개월 만에 흑자전환됐고, 본원소득수지도 5월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장은 "상품수지 개선세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본격화될 것"이라며 "하반기 전체 흑자기조는 당연히 유지될 것으로 보고, 욕심을 부리면 분기 기준으로 3, 4분기 모두 흑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