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올은 패착? 암모니아가 종착지 될까

입력 2023-07-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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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올해 본격 가동을 목표로 공사 중인 암모니아 실증설비. (사진제공=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올해 본격 가동을 목표로 공사 중인 암모니아 실증설비. (사진제공=삼성중공업)

LNG를 뒤잇는 선박 대체 연료로 암모니아가 부각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탈탄소 흐름에 맞춰 메탄올이 선박 대체 연료로 떠올랐으나, 여러 단점이 제시되면서 암모니아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메탄올은 낮은 에너지 밀도로 인해 더 많은 보관이 필요해 연료 탱크가 커야 한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대세 연료가 되기엔 어렵다는 게 일각의 평가다.

영국, 노르웨이 해운 전문지 트레이드윈즈의 줄리안 브레이 편집장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국해사주간 행사에서 미래 대체 연료로 암모니아가 메탄올보다 더 적합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줄리안 브레이 편집장은 “미래는 다중 연료 시대가 될 것”이라면서 “LNG나 메탄올은 과도기 연료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암모니아가 미래 연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메탄올은 생산 과정이 복잡한 데다 생산량이 적다”며 “벙커C유보다 10%가량 적긴 하지만 탄소를 배출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홍보 목적으로 메탄올을 대체 연료로 얘기하는 거라 생각한다”며 메탄올의 미래 연료 가능성을 평가 절하했다.

메탄올, 생상성 낮아…암모니아, 미래 선박 대체 연료로 적합해

반면 암모니아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위험도에 대해서도 LNG나 LPG 등 많은 다양한 연료도 위험하지만 잘 사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암모니아를 수송하는 300척의 선박도 안전하게 운항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암모니아는 몇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관심을 기울이고 역량을 집중하면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브레이는 “안전성은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데 전혀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상업성이 장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크리스 그레일링 영국 하원의원 역시 “메탄올은 생산성이 낮아 좋은 연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면 향후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종적으로 어떤 에너지가 미래 연료로 채택될지 단언하기 어렵지만 태양광이나 풍력 수소도 많이 생산되고 사용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현재 메탄올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큰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대체 연료 종착지로 꼽히는 수소는 △생산 비용이 저렴한 탄소 중립 연료이지만 매우 낮은 에너지 밀도와 -250 이하에서만 액화하기 때문에 저장과 운송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 △연료 탱크 크기가 커야 하고, 제조 비용이 비싸다는 점 등을 우려했다.

이에 암모니아가 미래 선박 대체 연료로 적합하다는 의견이다. 특히 △생산과 운송, 저장을 고려할 때 다른 탄소 중립 연료에 비해 저렴하다는 점 △현재 대용량 암모니아 합성 기술이 상용화돼 안정적 연료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 △저장 온도와 에너지 밀도, 선박 가격 측면에서도 가능한 수준이란 점 등으로 인해 탄소 중립 선박 연료로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현대미포조선이 2021년 인도한 3만 8000 입방미터급 LPG운반선(LPG이중연료추진)의 시운전 모습. 최근 발주되는 LPG운반선은 선주들 요청에 의해서 대부분 암모니아도 실을수 있게끔 설계하고 있다. (사진제공=HD한국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이 2021년 인도한 3만 8000 입방미터급 LPG운반선(LPG이중연료추진)의 시운전 모습. 최근 발주되는 LPG운반선은 선주들 요청에 의해서 대부분 암모니아도 실을수 있게끔 설계하고 있다. (사진제공=HD한국조선해양)

국내 조선 3사도 암모니아 선박 개발이 한창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6일 노르시핑에서 LR과 라이베리아기국으로부터 액화이산화탄소(LCO2)·암모니아·LPG 등을 함께 운반할 수 있는 2만 2000㎥급 다목적 가스 운반선 기본 설계 인증(AIP)을 획득했다. 탄소 중립 시대 핵심 화물이 될 액화 이산화탄소와 암모니아 운송에 대한 준비다. 탄소 포집과 저장에 활용되는 LCO2운반선과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부상하고 있는 수소를 추출할 수 있는 암모니아 운반선의 수요는 갈수록 증가할 것이란 게 HD현대의 분석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1일 ‘암모니아 실증 설비’ 제조 승인을 받고 착공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암모니아 실증 설비는 거제조선소 내 13만22㎡ (약 380평) 부지 위에 신규 조성하는 암모니아 종합 연구 개발 설비다. 암모니아 추진선 실선화를 위해 삼성중공업이 개발해 온 기술의 성능 평가와 신뢰성ㆍ안전성을 검증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암모니아 실증설비에는 실선화에 반드시 필요한 연료공급 시스템, 재액화 시스템, 배출저감 시스템의 파일럿 설비들이 모두 갖춰질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ㆍ삼성중공업ㆍ한화오션, 암모니아 추진선 기술 개발에 박차

또, 암모니아 독성 문제에 대한 최적의 솔루션 개발을 위해 △실시간 누출 감지·경보 시스템 △독성 중화 장치 △4족보행로봇을 활용한 장비 상태 검사 등 다양한 기술이 시범 적용될 예정이다. 암모니아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제조, 저장, 수송이 용이할 뿐 아니라 비용도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 친환경 시대의 무탄소 선박 에너지원으로서 주목 받고 있으며 관련 연구 개발이 활발히 진행중이다. 삼성중공업은 2019년부터 선사, 선급, 엔진 제조사 등과 공동으로 암모니아 추진 선박 기술 개발을 지속해 왔으며, 최근 말레이시아 선사인 MISC, 영국 로이드 선급과 함께 암모니아 추진 유조선 건조를 목표로 사업 협력 MOU를 체결하는 등 실선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2020년 영국 로이드 선급으로부터 2만3000TEU급 암모니아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대한 기본 승인(AIP)을 획득했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 친환경 대체 연료로서 이송, 보관 등이 용이해 선주들의 관심이 높다. 한화오션 측은 건조가 복잡한 컨테이너선에 대한 인증을 성공적으로 확보해 향후 다른 선종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2025년까지 암모니아 추진선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그러나 최대 해운 회사인 머스크가 일단 메탄올로 방향을 잡겠다고 선언한 상황이고, 여러 해운 회사도 이를 따르고 있어 아직 암모니아의 대체 연료 성공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대체 연료 분야는 단순히 시장성, 경제성 뿐 아니라 쏠림과 선점 효과 같은 측면도 살펴봐야 하는 대단히 복잡한 사안”이라며 “단순히 암모니아 vs 메탄올 구도로 간다고 보는 것도 현재로선 섣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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