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전 존재감 키우기’ 관측 제기
元, 경기 고양갑 자객공천·朴 수도권 출마설
최근 윤석열 정부의 장관들이 “장관직을 걸겠다”고 초강수를 두면서 이들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6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 협의회 후 “민주당의 날파리 선동이 끊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사업 추진 자체를 백지화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사업 중단에 따른 피해에 대해선 “전적으로 제가 책임진다. 정치생명, 장관직을 걸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이 한 지 하루 뒤인 7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김건희 여사는 계속 민주당이 걸고넘어지려고 할 텐데 그런 상태에서는 도저히 저는 추진할 수가 없다”며 각을 세웠다. 백지화 발표 전 윤석열 대통령과 논의했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며 “만약에 이 점에 대해서 책임을 묻는다면 저는 어떤 인사권의 책임까지도 다 각오를 하고 고뇌 끝에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도 “직을 걸겠다”고 말하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박 장관은 6일 CBS라디오 인터뷰 중 “백 장군은 최대의 국난을 극복한 최고의 영웅”이라며 “가당치도 않은 친일파 프레임으로 공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선엽 장군이 친일파가 아니라는 것은 직을 걸고 이야기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데는 총선 전 존재감을 키우기 위함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는 원 장관과 박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의 출마 가능성은 일찍이 당내에서 거론돼왔다. 최근 윤석열 정부의 첫 개각으로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여의도로 복귀하게 되면서 다른 국무위원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렸다. 이들의 총선 출마를 위해서는 빠르면 10월, 길게는 연말 다음 개각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원 장관의 경우 서울 양천갑에서 3선을 지냈지만 지난해 말 서울 동작구로 이사하면서 동작 출마설이 제기됐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1기 신도시 재개발 관련 성과를 세워 경기 고양갑에 자객공천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도 나온다. 고양갑에 나온다면, 정의당 심상정 의원과 맞붙게 된다. 심 의원도 이를 의식한 듯 지난달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고양갑에 원 장관을 자객 공천한다는 보도가 있는데 출마하냐”며 언선을 높였다.
부산 북·강서갑에서 재선을 한 박 장관은 당내에서 부산 지역보다는 수도권 등 험지 출마를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경기 성남 분당을 차출설이 있지만, 김민수 당 대변인이 출마를 예고하고 있어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한편, 원 장관은 3일 국토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내년 총선 자객공천설에 대해 “전혀 근거가 없다”고 부인했다. 다만, 총선과 관련된 당의 역할에 대해선 목소리를 내고 있다. 4월에 있었던 CBS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야당은 비판만 하면 되지만 여당은 결과를 내야 된다”면서 “지금 지지율 그대로 (총선을) 치르면 여당 참패”라고 우려했다.
박 장관은 4일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총선 출마설과 관련해 “제 의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국민들이 당신은 무슨 자리에 가는 게 역할을 참 잘한다 그러면 거기에 따르는 것이 정치인의, 또 공직자의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