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백병원이 8월 31일 자로 모든 환자 진료를 종료하기로 했다.
서울백병원은 지난달 20일 진행된 인제학원 이사회에서 서울백병원 폐원을 의결한 이후, 각 부속병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내부 논의를 거쳐서 8월 31일 자로 환자 진료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며 “관련 후속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병원 측은 원내 공지를 비롯해 전화나 문자를 이용해 외래 및 입원, 예약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 종료일 및 각종 서류발급 등을 안내할 계획이다. 입원 중인 환자는 타 병원 전원 등을 지원하고 진료 관련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현재 수련 중인 인턴들은 형제 백병원 또는 타 병원으로의 이동 수련을 적극 지원해 수련에 차질이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또한, 사업체 검진, 임상 연구 등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해서도 형제 백병원으로 이관, 사업장 및 지자체와의 협의 등을 통해 조속히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인제학원은 서울백병원 외에도 부산·해운대·일산·상계 백병원을 운영 중이다.
서울백병원이 폐원을 결정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누적 적자다. 2004년부터 1745억 원의 누적적자가 발생했으며, 외부 전문기관의 경영컨설팅에서도 의료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어떠한 대안도 실효성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적자가 심화하게 된 계기로는 상주인구가 줄어드는 도심공동화현상과 주변 대형 종합병원의 출현에 따른 상대적 경쟁력 하락으로 인한 환자 수 감소와 수익성 악화를 꼽았다. 병원 측은 “중증 환자나 수술보다는 경증 환자 위주의 진료가 대부분으로, 이미 대학병원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3~5월 평균 병상가동률은 66.2%, 일 평균 수술 건수는 9건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병원 측은 폐원 결정이 전체 의료원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병원은 “부지 매각을 통한 수익 창출이 폐원의 목적이 아니다”라며 “현재 부지와 관련해 그 어떤 논의도 진행되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이어 “어떠한 형태로 운영하게 되든 그로부터 창출되는 재원은 전부 형제 백병원에 재투자해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 더 좋은 의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백병원 폐원과 관련해 노조, 교수협의회, 동문 등은 여전히 폐원 결정 취소를 촉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지난달 20일 성명을 통해 “지역사회에 도심 의료 공백 현상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적자라는 이유만으로 폐원해서는 안 된다. 도심 의료공백 해소 방안과 병원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한 논의도 함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는 인제 의대 교수노조와 힘을 합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힘을 결집하기로 했다. 이들은 폐원 행정처분 가처분 신청 등 서울백병원 폐원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백병원 각 진료과 동문 대표들도 7일 성명을 통해 “인제학원 이사회의 독단적 폐원 결정에 실망했다”며 “폐원 의결을 취소하고 발전계획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