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오는 1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전문가들은 현재 3.50%인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부진한 경기의 회복을 기대하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더 올려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이유가 없을 것이란 얘기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의 지난달 수출액은 89억 달러로 전년보다 28.0% 줄었다. 감소 폭이 축소되고, 수출액이 연중 최대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11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이다.
특히 대중국 수출액은 올해 5월 106억 달러에 이어 6월 105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2개월 연속으로 100억 달러를 넘겼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중국 정부가 반도체 대중국 수출 통제에 나서고 있는 미국을 겨냥해 갈륨·게르마늄의 수출 통제라는 '맞불 카드'를 꺼내 들었다. 우리 수출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금융리스크도 감안해야 한다. 새마을금고 연체율 급등 등으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나 제2금융권도 불안한 상황이다. 금리 인상은 자금 경색을 부추길 수 있어 한은으로서는 금융안정에 초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선진국의 추가 인상 기조에 따라 한은의 추가 인상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우리나라 물가 둔화와 정부의 물가 전망치 하향, 호주 중앙은행의 동결 결정 등에 따라 한은도 추가 인상보다는 계속해서 매파적인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 역시 "7월 금통위에서 한은은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며 "지난 5월과 마찬가지로 매파적인 모습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추가 인상 우려에 대해선 "연준의 추가 한 차례 인상까지는 한은이 대응하지 않겠지만, 만약 연준이 추가 2차례 인상을 단행하면 한은도 추가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한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임 연구원은 "한은이 대응하는 것은 환율의 변동성인데, 원화의 약세 요인인 무역 수지가 흑자로 전환한 점과 연준이 추가 인상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동결을 오랜 기간 유지하려고 하는 점도 한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금리인하 카드는 선택지에서 배제될 전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연내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기 때문에 동결을 통해 그동안 금리 인상의 효과를 점검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