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불확실성 지속에 여전히 기준치 하회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두 분기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여전히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소매유통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77’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이다.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금리와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고 휴가 시즌을 맞이하면서 소매 경기 기대감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미 높은 금리ㆍ물가 수준으로 인해 가계의 소비 여력이 약화돼 소비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봤다.
모든 업태가 기준치(100)를 밑돈 가운데 대형마트(87→93)가 가장 높은 전망치를 보였다. 편의점(80→86), 슈퍼마켓(58→71), 온라인쇼핑(66→71)도 경기 회복 기대감을 높였다. 백화점(94→79)만 유일하게 기대감을 낮췄다.
대형마트는 ‘93’을 기록하며 업태 중에서 가장 높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가계 소비여력 약화로 장바구니 부담이 커졌지만, 필수재인 식료품 소비를 줄이기 쉽지 않은 데다, 고물가로 외식을 줄이고 집밥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코로나 시기부터 준비해온 먹거리, 체험형 공간 마련을 통한 매장 재단장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편의점(86)은 야외활동이 증가하는 성수기인 데다가, 고물가에 따른 도시락 등 가공식품 매출이 늘면서 강한 면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지난해 대비 5% 인상된 최저임금 부담은 전망치 상승을 제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백화점은 ‘79’를 기록하며 업태 중 유일하게 기대감이 하락했다. 엔데믹에 따른 해외여행 재개로 백화점 성장을 견인하던 명품 매출이 둔화하고 있어서다. 특히 중국인들의 한국 단체관광이 제약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슈퍼마켓(71)은 고물가에 따른 내식 수요 증가로 주력상품인 식품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그간 심혈을 기울여온 배송서비스와 PB(자체상표)상품 강화 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망치가 개선됐다. 하지만 온라인, 대형마트, 편의점과의 경쟁 심화로 경기기대감이 여전히 낮게 형성돼 있었다.
온라인쇼핑(71)은 코로나 이후 대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매출 성장세가 주춤해지고 있었다. 실제0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통계에 따르면 분기별 매출 증가율이 두 자리에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이에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엔데믹에 따른 야외활동 증가에 맞춰 여행, 문화, 레저 관련 서비스 상품군을 강화하며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응 중이거나 역점을 두고 있는 경영전략으로는 비용절감(56.2%), 수익개선(32.6%), 온라인채널 강화(26.6%), 프로모션 강화(18.8%), 오프라인 강화(12.8%) 등을 차례로 들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엔데믹으로 일상생활이 점차 정상을 찾아가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유통이 채울 수 없는 오프라인 유통의 가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오프라인 유통은 고객들이 매장에서 즐겁게 체험하고 즐기며 소비자들이 그 공간을 다시 찾고 싶도록 그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