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들 대부분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동결 또는 인하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KITA)는 9일 수출 중소기업 CEO와 임원 4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최저임금 및 근로시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노동환경 변화가 수출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에 기업은 신규 채용을 축소·폐지(41.2%)하거나 자동화를 통한 기존인력을 대체(28.8%)해 일자리 축소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의 지속적 인상으로 매출, 영업이익 등 경영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응답 비율이 52.1%에 달했다.
응답자의 34%는 경영 실적에 별다른 영향은 없다고 했으나 주휴수당 폐지, 업종 및 내·외국인 차등적용을 전제로 한 합리적 최저임금제 운영 필요성을 제기했다. 내년 최저임금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5.5%가 동결 또는 인하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수출 중소기업들은 대외 변동성이 큰 업무 특성을 고려해 연장근로 시간을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 제도를 개편해줄 것을 건의했다.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응답자 절반 이상인 56.0%가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문제가 보통 수준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은 85.1%에 달했다.
대표적 문제로는 근로자들의 겹벌이 만연 및 생산성 저하(22.1%), 납품 생산량 또는 납기 준수 불가(18.8%) 등이 수출경쟁력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선 방향으로는 응답자의 42.1%가 월·분기·반기·연 단위 등으로 연장근로 시간의 관리 단위를 유연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하반기 수출 회복이 기대되는 시점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중소기업의 수출경쟁력 약화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할 문제"라면서 "일자리가 축소되지 않도록 생산성과 우리 상품의 수출경쟁력을 감안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 일본, 영국 등과 달리 우리나라는 연장근로 시간을 주 단위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의 수요 변동에 생산이 부응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실질 근로시간이 늘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근로시간의 유연성을 높여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